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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해사 교수 “韓 조선 활용 한계…의회, 해외 군함건조 수용 안해”

요약
  • 미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미국이 한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해 군함을 건조하려 하고 있으나, 미 의회의 법적 제한과 안보적 제약 등으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 한국과의 조선 협력은 단기적인 대체 생산기지가 아닌, 미국 내 조선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제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3줄 요약

  • ㆍ하원 국방수권법 해외 군함 연방자금 제한
  • ㆍ월리 시라함 정비 지연과 MRO 한계
  • ㆍ한국 기술 흡수로 미국 조선업 재건

  •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지난해 8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한 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대통령 오른쪽),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이 대통령 왼쪽) 등 참석자들과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지난해 8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한 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대통령 오른쪽),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이 대통령 왼쪽) 등 참석자들과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이 한국의 세계적인 조선 역량을 활용해 해군 함정 건조 능력을 확충하려 하고 있지만, 미 의회가 한국 등 동맹국에서 미 군함을 건조하는 방안을 아직 온전히 수용하지 않고 있는 데다 법적·안보적 제약도 상당하다는 미 해군사관학교 교수의 분석이 나왔다.

    미 해군사관학교(USNA)의 마커스 존스 역사학 교수는 지난 2일 미 해양안보 전문매체(CIMSEC)에 게재한 기고에서 한미 조선 협력과 관련해 “한국의 역량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미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존스 교수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Finland Model)’의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핀란드 모델은 동맹국의 조선소에서 초도 함정을 건조한 뒤 후속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그는 이 모델에 대해 “의회는 아직 이 모델을 온전한 형태에 가까운 수준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미 의회에서는 한국 등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과 달리 미 군함의 해외 건조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존스 교수는 하원 국방수권법(NDAA)이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미 군함에 연방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향인 반면, 상원에서는 일부 보조함에 한해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적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회와 행정부가 동맹국 조선업체의 미 해군 사업 참여 범위를 놓고 아직 명확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조선소가 이미 참여하고 있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역시 무한정 확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존스 교수는 한화오션이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수행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Wally Schirra)’의 정비 사례를 거론했다. 당초 약 3개월 일정으로 예상됐지만 300건이 넘는 정비 항목과 노후 선체, 설계도 부족 등에 대응하면서 실제 작업에는 약 7개월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사례를 들어 한국 조선소 자체의 생산 여력도 해외 MRO 확대 규모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법률상 제한과 보안 요건, 미국 국내 조선업계의 이해관계, 정치적 반발 역시 해외에서 수행할 수 있는 미 해군 정비의 범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 변수도 한미 조선 협력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존스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대만이나 남중국해 유사시 투입될 수 있는 미국의 최전선 전투력 생산에 필수적인 역할을 맡는 데 신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가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한미 조선 협력이 미·중 전략경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핵심 군사기술을 한국 업체와 공유하는 데에도 명확한 한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존스 교수는 양국 간 생산기술 협력을 확대하더라도 전투체계와 핵추진, 기밀 소프트웨어, 무기체계 인터페이스 등 민감 분야는 협력 대상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국 존스 교수는 한미 조선 협력의 장기적인 목표가 한국 조선소에서 미국 군함을 대량 생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높은 생산성과 조선 기술을 미국 내로 이전해 미국 조선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이뤄지는 함정 건조·정비와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미국 조선업의 근본적인 생산성을 바꾸려면 한국의 생산 방식과 인력 양성, 공급망 관리 기술을 미국 조선소가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을 미국 해군력 재건의 단기적인 ‘대체 생산기지’로 활용하기보다는, 궁극적으로 미국 내 함정 건조 능력을 재건하는 촉매제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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