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3만편 中숏폼드라마 중 AI 제작이 90% 이상
소비자 반응은 엇갈려, "저급 복제품 양산" 피로감도
中정부 '무조건적' 지원책 벗어나 가이드라인 강화[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추억의 홍콩스타 ‘왕조현’(왕쭈셴)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20여년 만에 복귀했다. 중국 플랫폼 ‘넷이즈’가 선보인 2분 분량의 영상을 통해서다. AI 기술로 재현된 왕조현은 그녀의 전성기 대표작 ‘천녀유혼’ 속 캐릭터로 분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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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전총국(NRTA)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온라인에 출시된 약 43만편의 숏폼 드라마 중 90% 이상이 AI 생성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예산 제약으로 구현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연출이 AI 기술을 통해 해결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양상이다.
심천 소재 AI 숏폼 배급 플랫폼에서 일하는 바이 지안위에 프로듀서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웹소설 특유의 액션, 스릴러, 판타지 세계관은 실사 촬영 시 막대한 세트장 건립비와 VFX(시각효과) 비용이 들어간다”며 “AI 기술 덕분에 이 같은 스토리를 효율적인 예산으로 영상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중국 플랫폼 ‘샤오홍슈’ 이용자들 일부는 “인기 소설이나 게임의 정교한 세계관을 고품질 AI 기술로 구현해낸다면 기꺼이 유료 결제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는반면, 다른 한쪽에선 “한 드라마가 흥행하면 시대나 성별만 바꿔 붕어빵처럼 찍어내는 저급 복제품이 범람한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 역시 AI를 통한 품질 균일화와 매너리즘을 경계하고 있다. 시닌텔 픽처스의 로빈 루오 대표는 “단순히 짧은 영상을 생성해 내는 것과 수십편을 안정적인 품질로 완성해 내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모든 제작사가 영상 생성 도구에 접근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의 경쟁력은 각본, 연출력, 데이터 파이프라인, 시청자 유입 유지력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와 플랫폼 기업들도 무조건적인 AI 콘텐츠 지원 전략이 아닌, 규제 강화와 ‘실사’ 콘텐츠 지원이라는 방향성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왕 시아오량 광전총국장은 최근 각 플랫폼사에 실사 드라마 전용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우수한 실사 작품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맞춰 바이트댄스, 콰이쇼우 등 현지 6대 주요 플랫폼은 실사 숏폼 드라마 제작에 최소 60억 위안(약 1조 15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동시에 AI 생성물에 대한 법적·윤리적 가이드라인도 대폭 강화됐다. 이달부터 시행된 신규 규정에 따라 모든 AI 생성 영상에는 AI 활용 라벨링 배치가 의무화됐다. 또한 타인의 얼굴과 음성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사전 동의를 얻을 것을 권고했다.
주 샹샹 모리 OPC AI 콤믹 드라마 베이스 대표는 SCMP에 “플랫폼 가이드라인 강화로 제작진의 자체 인력 초상권을 사전 확보하거나 성우·배우와의 디지털 캐릭터 협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초상권 계약으로 초기 비용은 다소 증가하겠지만, AI가 무단 도용한 실존 인물과 유사해 발생하는 검수 지연 및 심사 기각 리스크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