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병언 기자러닝 입문한 지 5개월 차인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최근 30만원대 카본 러닝화를 처음 샀다가 신고 달리던 중 발목을 접질렸다. 3-4cm에 달하는 높이의 두툼한 쿠션에 탄소섬유판을 넣어 마치 스프링처럼 반발력을 높인 신발을 처음 신다 보니 몸이 앞으로 튀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서다.
최근 러닝 인구가 급증하며 카본 러닝화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제품별로 충격 흡수와 안정성, 무릎 피로도 등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카본 러닝화에 들어가는 카본 플레이트 모습. 게티이미지6일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사용 경험이 많은 카본 러닝화 7개 브랜드 7종을 대상으로 기능성과 내구성, 안전성, 가격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카본 러닝화는 중창 사이에 얇고 단단한 탄소섬유판을 넣어 달릴 때 추진력을 높이도록 설계한 기능성 신발이다.
최근에는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등 전문가들도 유튜브에서 일반 러너가 높은 반발력의 카본화를 충분한 적응 없이 신을 경우 평소와 다른 착용감 때문에 달리는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카본화 특유의 반발력만 따질 게 아니라 충격 흡수와 주행 안정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이 성인 남성 30명을 대상으로 러닝 때 나타나는 생체역학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 추진력은 시험 대상 7개 제품 모두 우수했다. 다만 착지할 때 뒤꿈치가 받는 충격을 얼마나 줄이는지를 나타내는 충격 흡수 성능에서는 나이키 ‘줌플라이6’와 푸마 ‘디비에이트 나이트로4’가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달릴 때 몸의 중심이 안정적으로 이동하는지를 측정한 결과에서는 나이키 줌플라이6의 압력중심 이동폭이 가장 작았다.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을 고르게 분산하는 성능은 호카 ‘스카이워드X’가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피로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뉴발란스 ‘SC 트레이너 V3’, 스케쳐스 ‘에어로 스파크’, 아식스 ‘매직스피드5’, 푸마 디비에이트 나이트로4, 호카 스카이워드X 등 5개 제품이 상대적으로 피로도가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 노면에서 미끄러짐과 관련된 견인력은 스케쳐스와 아식스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원은 최대 견인력이 높을수록 러닝 중 쉽게 미끄러지지 않아 안정적인 주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구성에서도 제품별 차이가 있었다. 겉창과 갑피가 붙어 있는 부분의 접착강도는 뉴발란스, 아디다스 ‘아디스타 BYD’, 아식스, 호카 등 4개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바닥 마찰에 따른 겉창 마모는 모든 제품이 준용 기준을 충족했으며 이 가운데 호카 제품의 마모량이 2.4㎜로 가장 적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유튜브 채널 캡처.소비자들이 직접 신어본 착용 만족도는 푸마 제품이 가장 높았다. 20대 남성 30명이 7개 제품을 신고 달린 뒤 치수와 착용감 등을 평가한 결과 모든 제품이 5점 만점에 4점 이상을 받았고 푸마 디비에이트 나이트로4가 4.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무게는 아식스 매직스피드5가 한쪽 기준 평균 198g으로 가장 가벼웠고 호카 스카이워드X가 301g으로 가장 무거웠다. 가격은 스케쳐스 에어로 스파크가 18만9000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호카 스카이워드X가 27만9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안전성 시험에서는 모든 제품이 관련 기준을 충족했다. 폼알데하이드와 유기주석화합물 등 유해물질은 시험 대상 전 제품에서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다만 제품 표시에서는 일부 문제가 확인됐다. 아디다스, 푸마, 호카 등 3개 제품은 안감 표시가 빠졌거나 혼용률과 소재를 부정확하게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들은 소비자원 권고에 따라 관련 표시를 개선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카본 러닝화는 추진력뿐 아니라 충격 흡수와 무릎 피로도, 견인력 등 제품별 특성이 다르다”며 “러닝 목적과 자신의 신체 특성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