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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독립운동 3대 망한다" 없앤다더니‥후손 형편은 '모른다'

요약

정부가 독립유공자 후손의 가난 대물림을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자녀와 손자녀의 생활실태를 따로 파악하지 않고 있으며 7천억 원이 넘는 생활지원금의 실제 개선 효과도 측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가난의 대물림' 끊겠다‥자녀·손자녀 구분도 안 해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인식을 불식하겠다."

정부가 내세운 보훈 분야 국정과제입니다.

국가보훈부도 올해 업무보고에서 독립유공자 유족 보상 범위를 확대해 이 같은 인식을 없애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해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2025년 8월 14일)]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라는 이런 말은 앞으로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도록 국가를 위한 희생에는 예우도 높게, 지원은 두텁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정부는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손자녀가 각각 어떤 형편에 놓여 있는지는 따로 파악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박홍배 의원실이 국가보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훈부는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서 독립유공자 유족을 자녀와 손자녀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자녀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이 손자녀 세대까지 이어지는지, 반대로 세대를 거치며 형편이 나아지고 있는지 비교할 수 없는 겁니다.

'3대까지 이어지는 가난'을 없애겠다면서, 정작 그 가난이 세대를 넘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통계는 없는 셈입니다.

보훈부는 전체 보훈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여서 지금까지 자녀와 손자녀를 구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며 2027년 조사부터 자녀와 손자녀를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8년간 7천742억 원‥얼마나 나아졌는지는 '모른다'

지난 2018년부터는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생계 곤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생활지원금'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생활조정수당 수급자에게 월 47만 8천 원, 기준 중위소득 70% 이하 가구나 기초연금 수급자 등에게 월 34만 5천 원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지급 인원은 2018년 1만 7천266명에서 올해 9월 2만 3천210명으로 늘었고, 그동안 집행된 금액은 약 7천742억 원입니다.

그런데 이 돈이 실제 후손들의 삶을 얼마나 바꿨는지는 따로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생활지원금 사업에는 별도의 성과지표가 없었고, 지원 이후 수급자의 소득이나 빈곤율, 기초생활수급 여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추적한 자료도 없었습니다.

생활수준 개선이나 빈곤 탈출 효과를 따져본 연구나 용역, 내부 검토자료도 없었습니다.

몇 명에게 얼마를 지급했는지는 알지만, 그 결과 몇 명의 형편이 실제 나아졌는지는 알 수 없는 겁니다.

실제로 소득이 높아지면 생활지원금 지급이 중단되지만, 이런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벗어난 사람이 몇 명인지조차 보훈부는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보훈부는 연간 수혜자가 2만 3천여 명에 달해 개별 수혜자의 소득·빈곤율 변화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생활지원금의 효과 분석과 평가, 성과지표 도입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더 어려워지는 여건‥"이제는 효과까지 살펴야"

독립유공자와 유족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일부 지표는 최근 더 나빠졌습니다.

시장소득이 없는 비율은 2021년 71.4%에서 2024년 72.4%로 늘었고, 시장소득 기준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도 64.9%에서 74.2%로 높아졌습니다.

보훈부는 독립유공자와 유족의 고령화로 경제활동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보훈급여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 지원을 포함하면 저소득 비율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2024년 기준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은 시장소득 기준 74.2%였지만, 공적이전소득까지 더한 경상소득 기준으로는 29.6%,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제외한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32.4%였습니다.

보훈부는 이를 근거로 보훈급여와 보상금 지급이 유공자와 유족의 생활 안정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지원 자체가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닙니다.

고령화 등으로 후손들의 생활 여건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얼마를 지급했는지를 넘어 누구에게 어떤 지원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까지 따져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는 자녀와 손자녀의 생활실태도 따로 파악하지 않고, 생활지원금의 효과를 측정할 별도 성과지표도 없습니다.

박홍배 의원은 "정부가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후손 지원을 꾸준히 이어온 만큼, 이제는 지원 규모와 함께 후손들의 삶이 실제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앞으로는 소득과 생활여건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자녀와 손자녀 세대까지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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