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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로 ‘677억 대박’ 터졌다…의사 꿈꾸던 女 ‘로코노미’ 승부수

요약
  • 한국맥도날드는 의사 꿈을 접고 마케터가 된 김기원 대표의 주도 아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 이 로코노미 전략은 5년간 300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역 상생과 브랜드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
소녀는 의사를 꿈꿨다. 의사 아버지를 따라 고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도 변함없었지만, 의대 학비는 부담이 컸다. ‘먼저 학비를 모으자’는 마음으로 외국계 은행에 취직했는데 마케팅 업무를 맡게 됐다. 대학에서 배운 프로그래밍을 활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DB에 쌓인 고객 정보는 빅데이터로 다양한 기업 전략에 쓰였다. 아이디어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경험은 큰 기쁨이었다. 김기원(52·사진)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의사 대신 마케터가 된 이유다. 이후 김 대표는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P&G를 거쳐 SBS 미디어홀딩스, 코카콜라에서 마케팅 업력을 쌓았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김 대표가 한국맥도날드에 입사한 2020년 영업적자는 전년보다 10%나 커진 484억원이었다. 김 대표는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렇게 태어난 게 한국 각 지역의 대표 농산물을 활용해 독자적인 메뉴로 만든 ‘한국의 맛’ 프로젝트다. 2021년 창녕 갈릭을 시작으로 매년 보성 녹돈, 진도 대파, 진주 고추, 익산 고구마, 충주 옥수수 등을 활용한 새로운 메뉴를 내놓고 있다. 6개 메뉴의 5년 누적 판매량은 3000만개, 이를 위해 사들인 지역 농산물만 700t이다. 임팩트 측정 전문기관인 트리플라잇에 따르면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한 사회·경제적 가치는 820억원에 이른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한국맥도날드는 일부러 유명 생산지 대신 품질은 우수하지만 아직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은 지역과 협업했다. 이런 지역의 농산물을 알리고 수요를 창출하는 게 상생 효과를 극대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창녕 갈릭 버거’는 대만 맥도날드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가 창녕 마늘 수출로 이어진 것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맛은 지역 농가엔 활력을 불어넣고 고객에게는 맛있는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로컬 소싱 프로젝트”라며 “농가 실질소득 증가뿐 아니라 해당 지역과 농산물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21년 3조4670억원에서 지난해 5조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세계에서도 한국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가파르다. 김 대표는 가장 큰 이유로 ‘인식 전환’을 꼽았다. 그간 한국에서 햄버거는 간식으로 여겨졌지만 해외 체류 수요가 늘면서 최근엔 충분한 ‘한 끼 식사’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갑 열기가 무서운 ‘런치플레이션(런치+플레이션)’도 이유다. 김 대표는 “맥도날드가 글로벌 신제품을 내려 할 때, 우선 한국에 와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정도로 한국 소비자 수준이 높다”며 “K푸드 인기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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