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파업 돌입하면 2016년 이후 10년 만
대한항공 노사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조종사 서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10년 만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종사 서열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파업 위기로 번지고 있다. 노사가 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10년 만에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APU)은 이날 지방노동위원회 주관으로 노동쟁의 조정을 진행한다. 조정 기한은 오는 7일까지다.
노조는 2024년 단체협약과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달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사는 3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4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약 80%의 찬성으로 쟁의행위 추진안을 가결했다. 노동위원회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오는 12월 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적용할 조종사 서열이다. 조종사 서열은 기장 승격과 대형기 전환, 교관·검열 보직 등에 영향을 미친다. 기장 임명 시점에 따라 기본급과 각종 수당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노조는 단체협약 제24조에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한다'고 명시된 만큼 통합 이후 서열도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4일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반면 대한항공은 승진 기준과 대상자를 결정하는 것은 회사의 고유 인사권이라는 입장이다. 외부 컨설팅 등을 거쳐 기존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객관적인 승진 서열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민간 경력 조종사의 서열을 두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노조는 대한항공이 민간 경력 조종사의 최초 입사일이 아닌 정사번 부여일을 기준으로 적용하면서 장기간 교육을 받은 조종사가 불리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통합 이후에도 양사의 기존 내부 상대서열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통합 이후 기재 규모와 기장 수요 등을 반영하면 대한항공 조종사의 승격 시기가 늦어지는 사례는 없으며 90% 이상은 오히려 승격 시기가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열 문제 외에 임금과 근무조건도 조정 안건에 포함됐다. 노조는 임금 3.3% 인상과 10시간 이상 비행 후 현지 30시간 휴식의 전 노선 적용, 출두 시각부터 비행수당을 산정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서열을 제외한 임금과 휴식, 수당 등 나머지 안건은 사실상 잠정합의 수준까지 의견이 좁혀졌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마지막으로 파업에 나선 것은 2016년 12월이다. 당시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같은 달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파업했다.
다만 실제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항공운수사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분류돼 쟁의행위에 들어가더라도 필수유지업무 수준의 운항은 유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사 조종사 간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안전운항을 담보할 수 있도록 외부 컨설팅 등을 거쳐 객관적이고 타당한 승진 서열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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