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연 "재산 환수, 등기부서 그치면 안 돼"
"독립유공자·후손에 '결실' 돌아가야"
국가가 환수한 친일파의 땅이 무단점유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무단점유 주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한 무단점유지에 북부지방산림청의 안내문이 걸린 모습. 기사와 직접적 연관성 없음. /더팩트 DB[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국가가 환수한 친일파의 땅이 무단점유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무단점유 주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완용이 소유했던 땅 일부도 현재 무단점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친일귀속재산 보유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보유한 '친일귀속재산' 822필지 가운데 94필지가 무단점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단점유 상태인 필지 중 3분의 2에 이르는 60필지의 점유자를 정부가 특정하지 못한 점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완용의 땅도 마찬가지였다. 2007년경 이완용의 친일재산으로 확인돼 국가에 귀속된 충남 아산시 영인면 구성리 일대 토지 3필지 가운데 1필지는 무단점유 상태다. 약 930평(3074㎡) 규모의 이 땅에는 현재 주택 등 건물과 묘지가 들어서 있다.
정부는 점유자가 확인된 약 190평 규모의 주택과 경작지에 대해서는 대부료를 받고 있지만, 묘지가 들어선 나머지 약 740평은 점유자가 누구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매국의 대가로 얻은 땅을 환수하고도, 20년 가까이 그 위에 누가 묘를 썼는지 모르는 셈이다.
[더팩트ㅣ국회=남용희 기자] 김형연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점유자를 알 수 없다 보니, 정부의 대부료 청구나 변상금 부과 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단점유 필지(94필지) 가운데 변상금 부과를 마친 곳은 30필지(31.9%)에 그쳤고, 나머지 62필지(66.0%)는 변상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2필지는 사전통지 단계다.
이미 부과한 변상금마저 상당액이 걷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부과된 변상금 약 4억 3778만 원 가운데 약 1억 855만 원(24.8%)이 미수납 상태로, 부과액의 4분의 1가량을 정부가 환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형연 의원은 "해방 81년이 지났지만, 나라를 팔아 얻은 땅 위에 누가 무덤을 쓰고 건물을 세웠는지조차 모르는 곳이 남아 있다면 친일재산 환수는 등기부 위에서만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12월 2기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16년 만에 다시 출범하는 만큼, 숨은 친일재산을 찾는 일과 함께 이미 되찾은 땅의 관리도 바로 세워야 한다"며 "환수의 결실이 독립유공자와 후손들께 온전히 돌아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끝까지 챙기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환수된 친일재산은 총 1604필지로, 이 가운데 782필지는 처분됐고 822필지는 국가가 보유 중이다. 보유 재산 중 매각 가능으로 분류된 재산은 256필지(31.1%)에 불과하며, 도로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매각이 제한된 재산이 448필지(54.5%), 건물·묘지 등이 들어서 있어 별도 관리가 필요한 재산이 118필지(14.4%)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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