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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분 뛰고 '군면제 인증샷'…국회 청원까지 등장한 병역특례 폐지

요약
  • 아시안게임 이후 일부 선수들의 병역 혜택 관련 발언과 인증샷으로 인해 예술·체육요원 병역 특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등장했다.
  • 여야는 병역 자원 부족 시기 등을 이유로 제도 개선과 폐지를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임수 기자 imsu@sisajournal.com]

청원인 "더 자격있는 BTS도 갔는데…이 땅에 병역 특혜 필요 없다"
엔트리만 들면 출전 안 해도 혜택 '완화'…여야 한목소리 "손봐야"


10월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예능, 체육인의 병역면제 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가운데 사진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직후 전역모를 쓰고 인증샷을 남긴 축구대표팀 박승수. ⓒ국회 10월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예능, 체육인의 병역면제 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가운데 사진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직후 전역모를 쓰고 인증샷을 남긴 축구대표팀 박승수.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아시안게임 병역 특례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 등장한 가운데 여야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1973년 도입 이후 53년간 '국위선양'을 명분으로 유지돼 온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근본적 수술대에 오를지 주목된다.

10월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예능, 체육인의 병역면제 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공개 당일 찬성 100명을 넘어 공개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청원인은 "최근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을 딴 이후 라커룸에서 한 선수가 전역모를 쓰고 자신의 병역 면제를 자랑하는 SNS 게시글을 보고 분노를 참기가 힘들었다"며 "전역모와 함께 대한민국 군인으로 바친 우리들의 청춘이 조롱당했다는 감정은 더 이상 이런 부조리와 특혜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고 썼다.

그는 이어 "국격을 높였다는 이유라면 BTS 같은 청년들이 서구권 누구도 알지 못하고 주목하지도 않는 아시안게임 승자보다 더 자격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선수들의 짧은 활동기 등 특수성은 "연기나 대체복무 제도를 연구하면 될 일"이라며 "이 땅에 더 이상 병역 특혜는 필요 없다"고 했다.

예체능인 병역 특례 논란은 3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 이후 불거졌다. 한국 국가대표팀은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대회 4연패를 달성했지만 축하는 오래가지 않았다. 주장 이기혁은 방송 인터뷰에서 "군대 면제가 되게 중요한 대회였다"라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쳤다. 양민혁은 메달이나 트로피보다 군 면제 하나만 보고 뛰었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번 대회 교체로 3경기 16분을 뛴 막내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세 선수는 4일 귀국 직후 잇달아 사과했고,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도 고개를 숙였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회 남자축구에서만 20명, 야구에서 16명, 농구에서 8명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세 종목에서만 최소 43명이 병역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박승수처럼 16분만 뛰고도 혜택을 받는 건 2020년 6월 시행된 시행령 개정 때문이다. 과거엔 단체종목의 경우 '실제로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 편입 대상이었지만,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지금은 최종 엔트리에만 들면 출전 여부와 무관하게 혜택을 받는다. 정부가 산업기능요원 등 다른 대체복무 인원을 줄이던 시기에 체육요원 요건은 도리어 완화된 것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병역 특례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특례제 폐지는 이미 했어야 하는 일"이라며 "병력 숫자가 절벽에 이른 상황인 만큼 예술·체육 분야를 모두 포함해 특례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한 명의 병역 자원이 소중한 시대에, 특정 분야의 성과만으로 병역 부담을 달리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대한민국을 대표해 얻은 영광을 개인의 '병역 탈출 성공담'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다.

다만 체육계 반론도 여전하다. 선수 생명이 짧아 경력 단절 타격이 크고, 국군체육부대(상무)가 모든 종목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마일리지제'는 종목·대회별 가중치를 두고 체육단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중이다. 아시안게임을 특례 대상에서 빼는 건 시행령 개정으로도 가능하지만, 제도 폐지는 국회의 병역법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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