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반장네 모임' 캡처배우 최불암이 생전 고(故) 육영수 여사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던 일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육 여사 피격 사건 왜곡 논란이 이어지면서다.
최불암은 2024년 4월 방송된 MBC '돌아온 레전드 수사반장-반장네 모임'에서 드라마 '수사반장'이 방송되던 1974년 청와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소개했다.
최불암은 당시 일요일 집에 있던 중 아내로부터 "청와대 부속실에서 전화가 왔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잠시 뒤 전화기 너머로 웃음소리와 함께 "나 육영수예요"라는 말이 들렸고,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고 회상했다.
육 여사가 전화를 건 이유는 '수사반장'에서 최불암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 때문이었다.
최불암에 따르면 육 여사는 하루에 담배를 몇 대 피우는지 물었고, 그가 "넉 대 피운다"고 답하자 "두 대로만 해요"라고 말했다.
이유도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사반장'을 보면서 최불암의 흡연 장면을 따라 담배를 피운다는 것이었다.
최불암은 육 여사가 "옆에 계신 대통령께서 '수사반장'을 보며 넉 대를 따라 피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화 중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도 들렸다고 한다.
최불암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전화기 너머로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그래"라고 말한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971년 첫 방송된 '수사반장'은 1989년까지 18년간 총 880회 방송된 MBC 대표 수사극이다.
최불암은 박 반장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다.
최불암은 당시 흡연 장면이 자주 등장한 데 대해 "1970년대에는 담배도 연기의 일부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담배를 피우거나 연기를 내뿜는 모습으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던 시절이었다는 것이다.
약 50년 전 일화가 다시 소환된 건 최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 때문이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이 출연했다.
영화가 실제 사건을 토대로 여러 가설과 극적 설정을 담으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극영화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정 인물을 사건 배후로 규정하거나 극중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한 작품이 아니라는 게 제작진 설명이다.
다만 제작진 해명 이후에도 영화 평점을 둘러싼 논란과 출연 배우들을 겨냥한 비난까지 이어지면서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