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부동산업 위반 농업법인 300건 육박
투기 법인 적발돼도 해산청구는 지자체 ‘재량’
“해산청구 의무화·중앙정부 직접 청구 법제화 추진”
농업법인 명의를 악용한 기획부동산 투기행위가 농지 생태계를 흔드는 주요인으로 지목되지만 정부 대응에는 사각지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투기 법인을 적발해도 행정처분이 지방자치단체 재량인 탓이다. 6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갑, 사진)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법인(농업회사법인·영농조합법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법인의 사업범위 위반은 272건이었으며 이 중 ‘부동산업 금지’ 조항 위반이 27건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업 금지 조항이 생긴 2022년부터 4년간을 놓고 보면 사업범위 위반 총 2374건 중 부동산업 금지 위반이 279건(11.8%)을 차지했다.
문제는 농식품부가 실태조사로 위법을 파악해도 직접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 ‘농어업경영체법’상 위법 법인에 대해 지자체장이 법원에 해산을 청구하면 법원이 심리 후 해산명령을 내리는 구조다. 이때 지자체의 해산 청구는 의무가 아닌 재량 규정이어서 지자체가 자체 판단 등으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적발된 투기 법인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농지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선 투기 법인 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개발예정지 인근 농지를 싸게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 되파는 식으로 농지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어서다. 최근 농식품부도 농지 전수조사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를 명백한 투기로 규정하고, 해당 농지에 처분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문 의원은 “위법 농업법인에 대한 지자체의 해산명령을 의무화하고 농식품부 장관의 직접 명령권을 신설하는 ‘농어업경영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악용한 법인을 적발하고도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전수조사 취지가 퇴색될 것”이라면서 “투기에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농사짓는 농민과 법인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대상과 요건을 명확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