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 지호영 기자 |
투자 교육가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가 지금이라도 AI 사이클에 올라타려는 개미들에게 건넨 조언이다. 시장이 ‘티핑포인트’로 여겨온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선을 뚫으면서 AI 버블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IBK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코리안리 자산운용실, 교보악사자산운용을 거쳐 SK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팀장을 지냈다. 지금은 HS아카데미와 구독자 70만 명의 유튜브 채널 ‘이효석 아카데미’에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최근 ‘이효석의 21세기 투자법’을 펴냈다.이 대표에게 초보 개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부터 AI 투자전략, 버블 생존법까지 물었다.
개별 주식 직행은 위험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는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뭔가.
“아직 능력이 안 되는데 개별 주식부터 사는 것이다. 대부분 주식시장에 들어오자마자 뭘 살지부터 고민한다. ‘누가 삼성전자로 얼마 벌었다던데, 사야 하나’ 하는 식이다. 그런데 개별 주식투자는 사실 단계가 높다. 틀릴 가능성이 적은 미국 지수 투자가 1단계고, 다음이 섹터 상장지수펀드(ETF), 그다음이 개별 주식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쌓여야 개별 주식투자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드는데, 이 과정을 생략하는 초보 투자자가 너무 많다.
운으로 번 돈은 시장이 3년 안에 다 뺏어간다. 그 돈을 뺏기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려면 단계를 밟고 훈련해야 한다. 흔히 주식을 ‘공부’한다고 하는데, 나는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지만, 주식은 두려움이라는 인간 본성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현금으로 숨 쉴 구멍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초보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을 어느 정도로 가져가야 하나.
“평소 현금을 10% 정도로 유지하고, 시장에 패닉이 왔을 때 저가 매수에 쓴다. 시장이 정말 안 좋아 보이면 20%까지 올린다. 다만 이 비율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적정 현금 비중은 사람마다 다르다. 월 100만 원씩 투자할 수 있는 직장인은 금리 5% 기준 2억 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한 것과 같다. 미국 금융서에서는 이걸 ‘인적 자본(human capital)’이라고 한다. 꾸준한 노동 소득이 있으면 이미 자본을 가진 셈이라 그 자체가 현금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은퇴한 사람은 인적 자본이 없으니 금융자산에서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단연 AI다. 조정장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에너지, 칩,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앱)이라는 ‘5단 케이크’에 비유했다. 이 5개 층에서 앞으로 가장 돈을 많이 벌 곳은 앱이라고 본다. 인프라는 한번 깔고 나면 유지보수 정도만 필요하다. 일반 고객이 인프라 기업에 직접 돈을 내지는 않는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들어봤을 순 있어도, 직접 사본 사람은 없지 않나. 결국 최종 고객과 접점을 가지는 건 앱이다. 하지만 아직 이 층에서 눈에 띄게 주목받는 기업은 없다. 진짜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주가는 에너지부터 올랐고 앞으로 칩, 인프라, 모델을 거쳐 앱 쪽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돈 버는 기업도 바뀔 것이다. 이런 흐름을 잘 읽어가며 투자해야 한다.”
반도체 병목 메모리에서 CPU로 이동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는 ‘병목’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했다. 반도체 분야의 병목은 어디로 이동하고 있나.
“올해 초 에이전트 AI가 등장하면서 메모리에서 CPU(중앙처리장치)로 병목이 옮겨가고 있다. 최근 나온 아스트라나 뮤즈는 부장의 지시를 받은 팀장이 팀원들을 지휘하듯이 일을 나눠 맡기고 조율한다. 이를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이 지휘를 CPU가 맡는다. 계산은 GPU(그래픽처리장치)도 한다. 하지만 지휘가 중요해지면서 CPU의 비중이 커졌다. 지금 반도체 분야의 병목을 CPU로 보는 이유다.”
책에서 AI 버블은 터질 때까지 계속될 거라고 진단하면서 2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아직 몇 년 남았다는 분석과 이미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나.
“아직 남았다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둔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AI가 금리를 이길 수 있느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2%대까지 올랐다. 이럴 때 주식에 투자하는 게 맞는지 많은 사람이 고민하고, 나조차도 그렇다. 미국 정부가 10년 동안 연 5%, 30년 동안 연 5.5%를 준다면 맡길 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그럼에도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건 AI가 이 금리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AI 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지금 10년물 금리보다 훨씬 높다고 본다. 이 격차가 유지되는 한 버블이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다만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AI를 돌려 벌 수 있는 돈, 즉 컴퓨팅의 시간가치가 떨어져 둘이 역전되면 버블이 터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말까지 눈여겨봐야 할 투자 변수가 있다면.
“11월 미국 중간선거다. 역사적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주가가 흔들리다가 선거를 거치면서 상승세로 돌아서는 흐름이 반복됐다. 선거 전에는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정책이 뒤집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10월에는 아직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AI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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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 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