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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적힌 전산세무 1급 자격증…국가공인인 줄 알았더니

요약
  • 일부 민간 교육업체가 한국세무사회의 국가공인 자격증과 유사한 명칭의 민간자격 '전산세무'를 판매하면서 주무부처인 국세청의 명칭을 함께 노출해 소비자들이 국가공인 자격으로 오인할 우려가 제기됐다.
  • 전문가들은 민간자격의 주무부처 표기가 국가의 공신력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므로 '등록'과 '공인'의 차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가공인 '전산세무 1급'과 별개 민간자격

'주무부처 국세청'은 공인·품질보증 의미 아냐

세무사회 "일반인 오해 소지…소비자 피해 우려"
◆…한국자격증협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전산세무 1급' 교육과정. 홈페이지에는 주무부처가 국세청으로, 자격증 정식 등록번호는 '2022-005104'로 표시돼 있다. (사진=한국자격증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자격증협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전산세무 1급' 교육과정. 홈페이지에는 주무부처가 국세청으로, 자격증 정식 등록번호는 '2022-005104'로 표시돼 있다. (사진=한국자격증협회 홈페이지 캡처)

'국세청 | 주무부처', '자격증 정식 등록번호 2022-005104', '전산세무 1급'.

한 민간자격 교육업체 홈페이지에 나란히 걸린 문구다. 정부가 공인한 전산세무 자격으로 읽히기 십상이다. 하지만 한국세무사회가 시행하는 국가공인 '전산세무 1급'과는 별개의 자격이다. 국세청이 이 자격의 수준이나 공신력을 인정했다는 뜻도 아니다.

6일 민간자격정보서비스(PQI)에 따르면 이 자격의 정식 명칭은 '전산세무'다. 등록번호는 2022-005104, 자격발급기관은 한국자격검정평가진흥원이다. 주무부처는 국세청으로 기재돼 있다.

한국세무사회가 시행하는 국가공인 자격은 이름이 '전산세무회계'(등록번호 2008-0259)다. 전산세무 1·2급과 전산회계 1·2급이 국가공인을 받았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두 자격은 서로 관계가 없다.

최지훈 한국세무사회 자격시험팀장은 해당 민간자격에 대해 "저희와 전혀 무관하다"며 "그렇다고 세무사회를 사칭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홈페이지 표시 방식에 대해서는 "일반인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도록 표시된 것으로는 보인다"며 "잘 모르는 소비자의 피해가 심각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 '주무부처 국세청'…국세청이 인정했다는 뜻 아냐

한국세무사회와 무관한 민간자격 홈페이지에 왜 '국세청'이라는 이름이 등장할까.

답은 민간자격 등록제도에 있다.

민간자격은 국가가 아닌 개인이나 법인, 단체가 만들어 운영하는 자격이다. 자격기본법에 따라 민간자격을 신설해 관리·운영하려면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운영하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등록 신청이 들어오면 해당 자격과 관련된 주무부처가 등록 가능 여부를 검토한다. 국가자격과 같은 명칭을 썼는지, 민간이 운영할 수 없는 금지 분야에 해당하는지 따지는 절차다.

'전산세무'는 국세청이 주무부처다. 임경범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전문원은 국세청이 주무부처로 기재됐다고 해서 해당 자격의 우수성이나 공신력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험과목과 교육 내용, 자격 운영 방식은 자격관리자가 정한다. 국세청이 시험 수준이나 교육과정을 정해주는 구조가 아니다. 등록 이후 문제가 생기면 해당 분야를 담당하는 주무부처가 사후 관리를 맡는다.

홈페이지에 '주무부처기관 국세청'이라고 적은 것 자체를 문제 삼기도 어렵다. 정부의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도 이 자격의 주무부처가 국세청으로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임 선임전문원은 "제도를 잘 모르는 경우 국가자격인지 민간자격인지 헷갈릴 여지는 있다"면서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민간자격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결국 '등록'과 '공인'의 차이

소비자가 눈여겨볼 대목은 '등록'과 '공인'의 차이다.

민간자격으로 등록됐다는 것은 법에 따른 등록 절차를 거쳤다는 의미일 뿐, 국가가 자격의 수준이나 취업시장에서의 가치를 보증했다는 뜻은 아니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은 다르다. 민간이 운영하지만 정부가 별도의 심사를 거쳐 공인한 자격이다. 한국세무사회의 전산세무 1급이 여기에 해당한다.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서도 한국세무사회의 전산세무 1급은 '공인'으로, 한국자격검정평가진흥원의 전산세무는 '등록' 민간자격으로 표시돼 있다.

해당 교육업체 홈페이지는 전산세무 1급 교육과정을 온라인 강의로 소개한다. 화면 상단에는 '국세청 | 주무부처'와 '자격증 정식 등록번호'가 표시돼 있다. 수강료는 장학지원 명목으로 40만원에서 0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민간자격이라고 해서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임 선임전문원은 국가가 빠르게 자격을 만들기 어려운 새로운 분야를 민간이 보완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자격정보서비스도 같은 이름의 자격과 기관이 여러 개 존재할 수 있다며 자격의 등록번호와 기관 정보를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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