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산 청구 의무 아닌 지자체 재량
◇ 문대림, 해산청구 의무화 법안 추진
농업법인이 농지를 사들여 부동산업을 벌이다 적발되더라도, 지자체가 나서지 않으면 법인이 그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갑)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농업법인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자료를 보면, 지난해 허용된 사업 범위를 벗어났다가 적발된 농업법인 위반 사례는 272건이고, 이 가운데 부동산업을 하다 걸린 경우가 27건이었습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으로 넓히면 사업범위 위반은 모두 2374건, 부동산업 금지 위반은 279건에 이릅니다.
농업법인이 정해진 범위를 넘어 부동산업 같은 사업을 하면 해산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농어업경영체법은 지자체장이 법원에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 반드시 청구해야 하는 의무 규정은 아닙니다.
지자체가 업무 부담이나 자체 판단을 이유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으면, 위반 법인이 그대로 존속될 수 있다는 게 문 의원의 지적입니다.
농식품부는 실태조사로 위반 사실을 확인해도 직접 해산을 청구할 권한이 없고, 지자체의 후속 조치를 확인할 법적 근거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지난 5월 개정된 농지법이 농지 처분명령을 의무화하고 농식품부 장관에게 직접 처분명령권까지 준 것과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농지를 소유한 농업법인은 1만1540곳 수준으로, 농지 소유 비중은 전체의 0.2% 정도에 그칩니다.
하지만 개발 예정지 주변 농지를 법인 명의로 사들인 뒤 지분을 쪼개 되파는 등 기획부동산의 투기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정부도 지난달 당정협의회에서 농업법인의 부동산업을 농지 투기로 보고, 적발되면 해당 농지에 처분명령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문 의원은 해산청구를 의무화하고 농식품부 장관도 법원에 직접 해산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농어업경영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입니다.
또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악용한 농업법인을 적발하고도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전수조사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농지 투기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농사짓는 농민과 농업법인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기지 않게 조치 대상과 요건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