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진 때문에 20년 넘게 바르던 스테로이드 크림을 끊은 뒤 피부가 벗겨지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는 등 심한 증상을 겪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해리엇 윌리엄스 SNS습진 때문에 20년 넘게 바르던 스테로이드 크림을 끊은 뒤 피부가 벗겨지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는 등 심한 증상을 겪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런던에서 콘텐츠 제작자로 활동하는 해리엇 윌리엄스(33)는 약을 중단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지만, 지금도 증상을 관리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습진을 진단받은 해리엇은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다섯 살 때부터 국소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 집먼지진드기와 날씨 변화, 음식, 스트레스 등에 증상이 심해졌고, 자다가 피가 날 때까지 몸을 긁기도 했다. 코코넛 오일과 시어버터도 함께 써봤지만 스테로이드 크림만큼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는 가장 강력한 스테로이드를 쓰면서도 증상 악화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2020년 해리엇은 약을 오래 사용하면서 피부가 '종이처럼 보이게 됐다'고 느꼈다. 온라인에서 국소 스테로이드 금단(TSW)을 알게 된 그는 27세였던 그해 4월부터 사용량을 서서히 줄였다.
그러다 초겨울 무렵 금단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났다.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워졌으며, 온몸의 피부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서 타는 듯한 통증이 생겼다. 그는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고 통증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며 "머리카락이 전부 빠지고 피부가 벗겨졌다"고 말했다.
증상이 나아진 듯하다가 다시 심해지는 일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3월까지는 7개월 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했다. 해리엇은 "이제 피부가 깨끗해지거나 적어도 습진을 관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증상이 다시 거세게 돌아왔다"며 "반동 증상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여행할 때도 보습제와 압박 장갑, 직접 쓰는 침대 시트까지 챙겨야 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폭염 속에서 증상이 악화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 뻔했다고 전했다.
해리엇은 현재도 습진 악화와 수면 문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피부가 매우 울퉁불퉁해 좀 더 고르게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8000명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하면서 "나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할 공동체를 찾았다"고 말했다.
습진 연고 끊은 뒤 피부가 화끈…국소 스테로이드 금단 증상은?
국소 스테로이드 금단(TSW)은 습진 등에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자주 사용하다 줄이거나 중단한 뒤 피부에 심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주로 중간 강도 이상의 약을 오랫동안 사용한 사람에게 보고됐으며, 얼굴이나 생식기처럼 민감한 부위에 사용했을 때 더 흔하게 나타난다. 드문 반응으로 여겨지지만, 정확한 발생 빈도는 밝혀지지 않았다.
주요 증상은 피부가 타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심한 가려움증, 붓기, 피부 벗겨짐과 진물이다. 약을 중단한 뒤 수일에서 수주 사이에 나타날 수 있으며, 염증이 약을 바르지 않았던 부위까지 퍼지기도 한다.
피부색이 밝으면 붉어짐이 두드러지지만, 피부색이 짙으면 평소보다 어둡거나 회색빛으로 보일 수 있다.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다는 보고가 있어 회복 기간을 일정하게 단정하기 어렵다.
약을 끊은 뒤 피부가 나빠졌다고 모두 금단 증상은 아니다. 기존 습진의 재발, 피부 감염, 접촉피부염 등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켜 구별해야 한다. 영국피부과학회 등이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국소 스테로이드 금단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고 의학적 정의도 명확하지 않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전신의 피부 염증과 함께 체온 조절 장애나 탈모가 나타난다면 홍피증 등 다른 질환도 살펴야 한다.
국소 스테로이드는 적절한 강도와 양, 사용 기간을 지키면 습진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이다. 금단이 걱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임의로 끊기보다는 의료진과 사용 방법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다른 치료제를 검토해야 한다.
중단 후 피부 염증이 넓게 퍼지거나 화끈거림이 심해졌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MHRA는 중단 후 2주 안에 증상이 재발하면, 미리 안내받은 치료 계획이 없는 한 의료진과 상의하지 않고 약을 다시 바르지 않도록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