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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이어 국회 넘은 '응급실 환자 강제 수용법'…소아응급실 '휘청'

요약
  • 경찰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과 응급환자 수용 의무화를 담은 응급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두고, 의료계가 의료진 위축과 소아응급 진료 공백 심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전공의가 급감한 상황에서 강제 수용 법안과 과잉 수사가 겹쳐 소아 응급 의료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10차 본회의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219인 중 찬성 172인, 반대 13인, 기권 34인으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10차 본회의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219인 중 찬성 172인, 반대 13인, 기권 3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6.10.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경찰이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응급의료기관의 응급환자 수용을 의무화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의료계는 소아응급 진료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성명을 내고 "응급실은 심폐소생술, 기도 확보, 경련과 쇼크 치료처럼 수 초 또는 수 분의 지연이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진료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경찰이 소아응급실을 강제수사한 건 향후 의료인을 불필요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 병원에서 청색증으로 치료받던 생후 4개월 영아가 사망한 사건과 두고, 의료과실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서였다. 압수수색 당시 의료진은 응급처치 중이었는데, 경찰은 의료진에게 "진료용 컴퓨터를 확인하겠으니 자리를 비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사들은 이를 '과잉 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다른 환아들의 진료권을 훼손하고 의사들의 진료를 위축시키는 수사 방식"이라며 규탄 성명을 냈다. 대한의사협회도 "설령 영장이 필요했더라도 진료기록은 의무기록 부서와 전산 서버에서 확보할 수 있었다"며 "경찰은 왜 하필 진료 중인 응급실이었는지, 압수수색이 꼭 필요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 응급환자의 수용 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응급실 뺑뺑이(응급실 미수용)를 막기 위한 취지로 발의됐다. 하지만 정작 응급의료기관에서의 수술·시술 가능 여부와 전문인력, 배후진료 역량 등 실제 환자 수용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중증 응급환자 수용 의무만 강화했다는 이유로 의사들 사이에선 '응급실 환자 강제 수용법'으로 불린다.

이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소식에 소아응급실을 지켜온 의사들 사이에선 '소아 응급환자를 강제로 받다가 치료 결과가 나쁘면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되지 않겠는가'란 불안감이 확산했다는 전언이다. 류정민 대한소아응급의학회장은 "최근 소아응급 분야 의사 수가 빠르게 줄어든 상황에서 응급환자 수용 정책에 대한 의사들의 압박감에 소아 응급 의료환경은 더 악화했다"며 "소아 응급·중환자 진료 인력의 급격한 이탈과 후학들의 지원 부족으로 이어져 곧 대(代)가 끊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전국 소아응급 진료실의 불은 꺼져가고 있다. 6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응급환자 진료현황'에 따르면, 전국 431개 응급의료기관 중 시간·나이·증상 등의 제한 없이 24시간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기관은 58개소(13.5%)에 불과했다.

소아응급진료를 담당할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줄어들었다. 전체 431개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의사로 근무하는 기관은 99개소(23%)에 불과했고, 나머지 332개소(77%)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의사로 근무하지 않았다.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기관도 275개소(63.8%)로, 156개소(36.2%)는 해당 전문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꿈꾸는 전공의는 바닥을 보인다. 소병훈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및 수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수련병원에 재직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실인원은 113명에 그쳤다. 2021년 임용대상자 593명과 비교하면 불과 5년 만에 81%(480명)가 증발한 셈이다. 심지어 강원·경북·경남·전남·세종 등 6개 광역 시·도는 재직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0명'으로 완전히 소멸했다.

지역에서 2차 소아의료를 맡아온 소아청소년병원들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소아 응급환자가 3차 병원에서 2차 병원으로 '거꾸로' 전원되는 현상이 더 많아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머니투데이에 "이번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으로 3차 병원의 소아응급센터가 위축되면 그 환아들은 2차 병원(소아청소년병원)으로 이송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미 지역 소아청소년병원 상당수가 야간·휴일 진료와 입원진료, 탈수·호흡곤란·고열·경련 등 중등증 환자를 담당하고 있어, 이들이 다시 상급병원을 찾아 떠도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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