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중국의 한 블로거가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의 ‘포르말린 배추’ 수매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연합뉴스중국에서 배추의 신선도를 유지하려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뒤, 해당 배추가 제3국을 거쳐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 당국이 국경 검사에 나선 결과 베트남산 배추에서 허용 기준의 두 배에 달하는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中 ‘포르말린 배추’ 우려…베트남산도 검사해 보니
6일 대만 식품의약처(FDA)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국경에서 수입식품을 표본 검사한 결과 베트남산 신선 배추 1만8900㎏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 성분을 확인했다.
자유시보는 이번 검사가 지난 8월 중국에서 불거진 이른바 ‘포르말린 배추’ 파문과 맞물려 이뤄졌다고 전했다. 당시 중국 일부 도매업자들이 배추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뿌리를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그는 수법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매체는 “이렇게 처리된 중국산 배추가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쳐 원산지가 세탁되거나 김치로 가공된 뒤 시장에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적발된 베트남산 배추가 중국에서 생산됐거나 포름알데히드로 처리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대만 당국의 검사에서 잔류 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된 베트남산 신선 배추. 대만 식품의약처(FDA) 홈페이지 캡처이번 검사에서 실제 확인된 문제는 잔류 농약이었다. 베트남산 배추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트리클로르폰(trichlorfon)이 0.02ppm 검출됐다. 대만의 허용 기준인 0.01ppm의 두 배 수준이다.문제가 된 배추는 베트남 업체 ‘BA RIA TTN COMPANY LIMITED’가 생산하고 대만 ‘주창무역유한공사’가 수입 신고한 제품이다. 수입 신고 접수일은 지난달 11일이며 검사 결과는 이달 6일 공개됐다. 대만 당국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배추 18.9t을 전량 반송하거나 폐기할 예정이다.
中 배추 뿌리에 포름알데히드 ‘푹’…“2~3일 더 신선”
‘포르말린 배추’ 논란은 지난 8월 22일 중국의 한 블로거가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의 배추 수매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작업자들이 트럭에 싣기 전 배추 뿌리를 액체가 담긴 용기에 담갔다 꺼내는 모습이 담겼다. 배추를 싣고 있던 화물차에서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이라고 표시된 용기도 발견됐다.
현장 관계자는 해당 용액을 사용하면 배추를 2~3일 더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영상에 등장한 화물차 운전자는 배추를 장쑤성 쑤첸으로 운송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캉바오현 정부는 같은 날 농업농촌·시장감독관리·공안 등 관계 부처를 투입해 조사한 뒤 영상에 제기된 내용이 사실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당국은 “수매업자가 채소 운송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저지른 불법 행위”라고 밝혔다.
공안은 관련자와 차량에 강제 조치를 취했으며 문제가 된 배추의 유통 경로도 긴급 추적했다. 현지 당국은 지역 내 채소 수매부터 운송·판매까지 전 과정으로 점검을 확대했다.
포름알데히드는 물에 녹이면 흔히 ‘포르말린’으로 불리는 화학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포름알데히드를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식품 생산·가공 과정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국내 반입은 없었다…中 배추·김치 검사 강화
국내에서도 당시 중국산 배추와 김치에 대한 검사가 강화됐지만 문제가 된 배추가 한국으로 들어온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8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에서 포름알데히드로 처리된 배추는 국내로 수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8월24일부터 중국산 배추가 들어올 때마다 포름알데히드 잔류 여부를 검사했다. 중국산 배추김치와 절임배추도 제조업소별로 검사를 진행했다.
8월 31일까지 통관 단계에서 검사한 중국산 배추 15건과 배추김치 124건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당시 오유경 식약처장은 평택수입식품검사소를 찾아 중국산 배추와 배추김치의 통관 검사 현장을 점검했다. 오 처장은 “수입식품 위해 요인을 통관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국민 안전의 핵심”이라며 빈틈없는 검사 체제를 당부했다. 식약처는 중국산 신선 배추와 절임배추, 김치류에 대한 정밀 검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