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20% 하락 가능성…사상 최고인데 200일선 상회 종목 절반 미만
뉴욕증권거래소 ⓒ AFP=뉴스1(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지만 유가 100달러와 국채금리 5%대, 강달러라는 '삼중고'가 시차를 두고 증시를 덮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월가의 베테랑 투자전략가 짐 폴슨은 세 가지 압력이 동시에 높아졌던 과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앞으로 3~5개월 동안 최대 15%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폴슨은 "상당한 현실 점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중력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듯 경제와 주식시장도 결국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욕 증시는 겉으로는 강하다. 이날 S&P500은 0.58% 오른 7818.95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도 0.45% 상승한 2만7599.79로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강력한 기업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고금리와 고유가의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유가·금리·달러 동시에 압박…"충격은 늦게 온다"폴슨이 주목한 것은 개별 악재가 아니라 세 가지 압력이 동시에 높아졌다는 점이다. 폴슨의 경고는 고유가·고금리·강달러가 동시에 장기간 지속될 경우 누적된 부담이 뒤늦게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50%, 달러와 국제유가에 각각 25%의 가중치를 부여한 이른바 '경제·정책 압력' 지표를 만들었다. 과거 이 지표가 현재처럼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을 때 S&P500은 결국 20~25%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폴슨은 이번에는 지수 전체가 그 정도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7개 업종은 이미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러 추가 하락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반면 기술주는 약 20%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I 열풍으로 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한 만큼 금리와 유가 상승의 충격이 본격화할 경우 조정 폭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폴슨은 1970년대의 대규모 유가 급등 사례를 돌아봐도 경제와 증시에 대한 충격은 즉각 나타나지 않았다며 현재 쌓인 압력이 뒤늦게 시장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가 적어도 내년 초까지 변동성이 큰 조정 국면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지수는 최고인데 내부는 약해졌다증시 내부에서도 경고음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종목은 43% 정도다. 지수가 사상 최고 부근인데도 절반이 넘는 종목은 장기 추세선 아래에 있다는 의미다. 다른 시장 데이터에서도 최근 이 비율은 40%대에 머물러 시장 상승세가 소수 종목에 집중된 모습이 확인된다.
네드 데이비스 네드데이비스리서치 공동창업자도 최근 국채금리 상승을 주식시장과 경제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했다. 그가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판단하기 위해 추적하는 10개 일간 지표 가운데 현재 강세 신호를 보내는 것은 3개뿐이다.
크레이그 베이싱어 퍼포스인베스트먼츠 수석전략가는 시장 폭이 이처럼 좁은 상황에서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부진한 종목들이 뒤늦게 따라 오르기보다 지수가 약한 시장 내부를 따라 내려오는 방식으로 격차가 해소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높은 금리에도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3분기 S&P500 기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AI 관련 기업들이 실적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스테파니 로스 울프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에 덜 민감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고금리에 민감한 일부 업종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대형주 중심의 주가지수는 여전히 견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