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매출 44조 1000억 원…공정위, 시정조치·과징금 부과 의견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 뉴스1 이종수 기자(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판매가격 정보를 교환하고 미국·이란 전쟁 이후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제재 절차가 시작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두 회사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관해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같은 날 두 회사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44조 1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일평균 약 300억 원 규모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두 회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경까지 약 4년여에 걸쳐 휘발유·경유·등유의 입금가, 확정가, 판매정책 등 가격 정보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이어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입금가를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SK에너지 및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등유·경유 담합 사건 심의 절차 개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6.10.7 ⓒ 뉴스1 김기남 기자러·우 전쟁 직전부터 가격 정보 교환…미·이란 전쟁 이후 가격 합의공정위에 따르면 두 회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판매가격 관련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는다.교환 대상에는 입금가와 확정가, 판매정책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이 같은 정보를 주고받은 데 이어 미국·이란 전쟁 이후에는 판매가격인 입금가를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유사와 주유소·도매업체 등의 휘발유·경유·등유 거래는 사후정산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유사가 우선 '입금가'를 정해 제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받은 뒤, 다음 달 초 전월 거래에 최종 적용할 '확정가'를 결정해 차액을 정산하는 구조다.
정유사는 이와 별도로 특정 기간 판매가격을 할인하거나 일정 기간 같은 가격을 보장하는 등의 판매정책도 시행한다.
지난해 기준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4개 사가 시장의 약 98%를 차지하고 있다.
오 국장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49%가 낮지 않고, 충분히 시장의 경쟁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유율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관련 매출 44조 1000억 원…과징금 최대 4조 630억 원공정위는 두 회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관련 조항을 위반한 '중대한 위반행위'라고 판단하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종전 과징금 고시상 담합의 중대한 위반행위에 적용되는 부과기준율은 관련 매출액의 3% 이상 10.5% 미만이다.
관련 매출액 44조 1000억 원에 이 기준율을 단순 적용하면 가중·감경 전 과징금 산정액은 1조 3230억 원 이상 4조 6305억 원 미만이다. 실제 부과액은 심의에서 인정되는 관련 매출액과 부과기준율, 가중·감경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전원회의에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될 경우 부과기준율은 최대 20%까지 높아질 수 있으며, 관련 매출액 44조 1000억 원에 이를 단순 적용하면 과징금은 최대 8조 8200억 원 규모다.
다만 오 국장은 "정보교환 관련 매출액과 담합, 가격 담합 관련 매출액은 대부분이 따라서 정보교환 관련 매출액"이라며 "가격 담합 관련 매출액은 마지막 두 차례이기 때문에 크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액을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올해 4월 30일 시행된 개정 고시는 중대한 담합의 부과기준율을 15% 이상 18% 미만으로 높였다. 다만 시행일 전에 종료된 위반행위에는 종전 기준을 적용한다.
심사보고서를 송부한 공정위는 각 정유사의 의견을 제출받은 후 위원회를 열고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회사는 심사보고서 상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는 심의 절차의 시작 단계인 만큼 향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법률적 쟁점에 대해 충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