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긴 곳 108곳… 최장 16년째 청산
확인된 총 잔여자금만 5600억 원 넘어
국토부는 현황 미파악… "중앙 관리 필요"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기사 내용과는 관계 없음. 뉴시스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한 재개발 조합은 2023년 6월 해산했지만 손해배상과 조합원 자격, 관리처분계획 등 소송 4건이 끝나지 않아 청산을 마치지 못했다. 그동안 청산인 대표와 상근위원, 사무원에게 매월 총 1,000만 원 넘는 급여가 지급됐다. 해산 당시 125억 원이던 잔여 자금은 올해 6월 기준 19억 원으로 줄었다.
아파트 준공·입주 후에도 청산을 마치지 못한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전국 3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소송이나 미수금 정리 등을 이유로 지연되고 있지만, 그 사이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로 잔여 자금이 소진되면서 조합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관리 주체가 지방자치단체란 이유로 현황을 파악하지 않고 있는데, 중앙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산 후 5년 넘게 미청산 108곳... 16년째인 곳도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전고시가 끝난 재개발·재건축 조합 중 해산 총회까지 마치고도 청산되지 않은 곳이 301곳에 달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이전고시 후 1년 이내에 해산 총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후 청산인을 선임해 소송과 세금 문제를 처리하고 남은 재산을 조합원에게 배분하는 등 정리 절차를 거쳐 청산을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해산 후 5년 넘게 미청산 상태인 조합만 108곳이었다.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남측 도시정비형 재개발 조합은 2010년 해산 후 16년째 청산 중이다. 대부분 소송 때문이지만 뚜렷한 지연 사유가 없는 곳도 일부 있다.
미청산 잔여자금 5602억… 국토부 현황 파악 안돼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문제는 청산이 늦어지는 동안 조합 법인격이 유지돼 청산인·사무원 보수와 사무실 운영비가 계속 발생한다는 점이다. 조합원으로서는 잔여 자금 규모와 사용처는 물론 청산 지연 이유와 예상 종료 시점도 파악하기 어렵다. 전체 301곳에서 올해 6월 기준 잔여 자금이 확인된 243곳 가운데 잔액이 남은 204곳의 자금은 총 5,602억4,196만 원에 이른다. 나머지 58곳은 잔여 자금 확인이 불가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미청산 조합의 구체적인 지연 사유와 자금 현황 등을 별도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합의 기본적인 관리·감독 주체가 각 지자체인 만큼 부처에서 개별 사례까지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한 잔여 자금이 조합에 묶여있는 데다 필요 이상의 청산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 의원은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와 뚜렷한 사유가 없는 청산 지연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며 "국토부가 전국 미청산 조합을 전수조사하고, 특히 장기 미청산 조합의 조속한 청산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