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GS리테일,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최근 쿠캣 지분 매각과 추가 투자 유치 가능성을 함께 살피는 수요 조사(태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이 보유한 쿠캣 지분 47.0%의 장부가는 올해 6월 말 기준 0원이다. 2024년 말 121억원이던 장부가가 지난해 손상차손 처리로 전액 소멸했다.
앞서 GS리테일은 2019년 4월 쿠캣 지분을 처음 취득한 뒤 2022년 1월 550억원을 추가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구상은 3300만명에 달하는 쿠캣의 SNS 팔로워를 활용해 MZ세대 고객을 흡수하겠다는 것이었다. 2대 주주인 NH투자증권 PE도 300억원을 함께 투자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쿠캣의 지난해 매출은 249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자본총계는 -37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다른 투자 건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 GS리테일은 2021년 10월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 지분 30.0%를 3077억원에 취득했지만 이 지분의 장부가는 6월 말 262억원으로 취득가의 8.5% 수준에 그쳤다.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843억원, 올해 상반기 23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1년 4월 GS홈쇼핑이 508억원에 인수한 부릉 지분의 장부가도 63억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손실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종속기업투자 손상차손 393억원과 관계·공동기업투자 손상차손 587억원을 인식했다. 두 항목을 합친 980억원은 같은 해 별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1049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부동산 투자 성과도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6월 말 타법인출자 현황을 집계한 결과, GS리테일이 보유한 부동산 펀드와 PFV 출자는 30여곳으로 최초 취득금액은 890억원대다. 이들의 6월 말 장부가는 절반 이상 줄어든 350억원대에 그친다. 이중 18곳은 장부가가 0원이다. 특히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테마파크 PFV와 관련해서는 총수익스왑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특별약정이 걸려 있어 풋옵션 지급기준일인 다음 달 12일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사업 정리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 영업 중단을 2022년 결정했고 GS파크24 지분 전량을 같은 해 6월 매도했다.
GS리테일이 2013년 160억원에 인수한 텐바이텐은 10년 만인 2023년 20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됐다. 같은 해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인 프레시몰 사업도 철수했다. 인도네시아 슈퍼마켓과 퍼스프 사업은 2025년 2분기 중단했으며 어바웃펫 지분 매각은 같은 해 10월 마무리했다.
물론 성과를 낸 투자도 있다. 2019년 72억원을 투자한 미국 광고기술 기업 몰로코 지분의 장부가는 6월 말 1937억원으로 불어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650억원에서 772억원으로, 무신사는 91억원에서 154억원으로 평가이익을 냈다. 다만 세 곳의 평가이익을 합쳐도 2000억원 남짓으로 요기요 한 곳에서 줄어든 장부가 2800억원에 여전히 못 미친다.
이 같은 투자는 대부분 GS홈쇼핑 시절 이뤄진 것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대표 시절 벤처 투자를 본격화한 GS홈쇼핑은 합병 전까지 수백여곳 기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했다. 합병 직전인 2021년 3월 말 GS홈쇼핑의 현금성자산은 2170억원으로 GS리테일(371억원)의 6배에 달했다. 양사는 합병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이 중 1800억원을 신사업에 배정했다.
허서홍 현 대표 체제는 투자 부실을 정리하는데 여념이 없다. GS리테일은 지난 8월 2028년까지 비핵심 투자주식과 펀드를 매각하겠다고 공시했다. 다만 위대한상상 지분은 일정 기간 다른 투자자들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 처분할 수 없도록 약정돼 있어 정리가 쉽지 않다. 몰로코처럼 회수 여지가 남은 자산도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실속 중심의 본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신사업과 투자사들의 효율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투자 가치가 크게 훼손돼 GS리테일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투자 자산의 정리를 마무리하면 최종 성적표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