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금지약정 피해 징검다리 이직도
CXMT 떠나고 다른 中기업 가기까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챗GPT]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평균 15년 이상 근무한 반도체 핵심 인력들이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로 대거 이직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들의 CXMT 평균 재직 기간은 3년을 채우지 못한 데다 대부분 이미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돼 이목을 끈다.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링크드인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고연차 기술인력 27명이 CXMT로 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출신은 23명, SK하이닉스 출신은 8명으로 일부 인력은 두 회사 모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었다.
이들의 국내 대기업 근속 기간은 1인당 평균 15.4년에 달했다. 20년 이상 반도체 양산 현장에서 근무한 수석·임원급 인력도 6명 포함됐다.
직무도 다양했다. 회로설계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정통합 7명, 단위공정·장비 4명, 수율·결함분석 4명, 첨단 패키징 2명 등이었다. 최근에는 범용 D램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와 첨단 패키징 분야 인력까지 CXMT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CXMT 연구개발 인력 추이 및 한국인력 추이. [매경AX]특히 15명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퇴사한 직후 CXMT로 향하지 않고 장비·소재업체나 외국계 기업, 대학 등을 거쳐 합류했다. 의원실은 통상 1~2년인 전직 금지 약정을 피하기 위한 이른바 ‘징검다리 이직’ 가능성을 제기했다.중국 측이 제시한 처우도 파격적이었다. 의원실이 확보한 헤드헌터 제안에는 기존 연봉 대비 60%에서 최대 2배 인상, 3~5년간 고용 보장, 임대주택과 자녀 교육비 지원 등의 조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CXMT의 연구개발 인력은 2022년 말 2606명에서 올해 6월 7491명으로 약 2.9배 늘었다. 반면 한국에서 건너간 27명 가운데 현재 CXMT에 남아 있는 인력은 1명에 불과했다. 이들의 평균 재직 기간 역시 2.9년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의 CXMT 사옥. [로이터 = 연합뉴스]CXMT를 떠난 뒤 다른 중국계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도 확인됐다. 퇴사자 가운데 7명은 화웨이 홍콩연구소와 하이실리콘 등으로 다시 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의원실은 CXMT가 공장 구축과 공정 안정화 과정에서 한국 엔지니어들이 장기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공개된 경력 정보만으로는 개별 인력의 퇴사 사유나 실제 기술 이전 여부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최 의원은 “반도체 기술은 설계도뿐 아니라 20~30년 동안 축적한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 그 자체”라며 “핵심 인력의 이동을 파악하고 관리할 국가 차원의 추적 체계를 구축하고, 인재들이 국내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보상과 재취업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경DB]국내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국내외 연구자 2694명(국내 1916명·해외 7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체류 인력의 42.9%가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인력 가운데 20~30대 비중은 70%에 달했다.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연봉 등 금전적 요인’이 66.7%로 가장 많았다. 해외 연구자의 평균 연봉은 국내 연구자의 약 2배 수준이었다. ‘연구 생태계·네트워크’(61.1%), ‘경력 기회 보장’(48.8%) 등 비금전적 요인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