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사진=연합뉴스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재산분할 소송 항소심을 앞두고 배우자(원고) 이 모 씨가 권 CVO 측의 ‘배우자의 창업·경영 기여가 없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배우자 측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자 측은 스마일게이트 설립 당시 자신이 지분 30%를 보유했고 대표이사와 이사로 등재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권 CVO가 2009년 언론 인터뷰에서 배우자의 역할을 언급한 기사도 법률대리인을 통해 함께 제시했다.
다만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사안인 데다 1심 판결도 확정되지 않았다. 항소심에서 배우자의 출자와 경영 참여 여부,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가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배우자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가온은 7일 ‘항소에 임하는 입장’을 내고 “원고의 출자·경영 참여가 없었다는 피고 측 주장은 객관적 물증 및 1심 판결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30% 출자한 공동창업자”…배우자 측, 권혁빈 측 주장 반박
앞서 권 CVO 측은 지난 9월 28일 항소 사실을 알리면서 배우자가 회사에 자본금을 출자하거나 출근해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권 CVO 측은 이혼 판결에 불복하면서 “가정의 유지를 바라는 가장으로서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원고 측은 스마일게이트 설립 당시 지분 구조와 법인 등기 내용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가온은 “원고는 스마일게이트 설립 당시 자본금의 30%를 출자한 핵심 주주이자 공동창업자”라며 “설립 초기 대표이사 및 이사로 등재돼 경영에 직접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법인 등기부등본과 주주명부 등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30% 지분 보유와 실제 자본금 출자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배우자가 설립 당시 30% 지분을 보유했다는 사실과 그 지분에 해당하는 자본금을 실제 본인이 납입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권 CVO 측은 자본금 출자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1심은 2조5500억원 재산분할…‘30% 지분’과 ‘35% 기여도’는 별개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9월 9일 권 CVO에게 스마일게이트 주식 35%와 현금 650억원 등 총 2조5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배우자에게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설립 당시 배우자가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등재됐던 점과 장기간 가사·양육을 분담한 점 등을 재산분할 판단에 고려했다. 권 CVO의 사업능력과 경영 판단이 회사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반영해 재산분할 비율은 권 CVO 65%, 배우자 35%로 정했다.
따라서 설립 당시 배우자의 30% 지분과 1심에서 인정된 35% 재산분할 비율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1심은 혼인기간 동안 형성된 재산 전체에 대한 양측의 기여도를 판단해 35%의 재산분할 비율을 정한 것이다.
실제 자본금 30%를 배우자가 자신의 자금으로 납입했는지, 당시 회사 경영에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참여했는지는 항소심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있는 쟁점이다.
“다 아내 덕”…원고 측, 2009년 언론 인터뷰 자료로 제시
원고 측은 2009년 3월 1일자 한 언론 인터뷰 기사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자료로 제시했다. 당시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의 성장 과정과 창업 배경을 설명하면서 배우자의 역할을 언급한 내용이다.
해당 인터뷰에는 권 CVO가 “지금 스마일게이트로 제2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것도 다 아내 덕택”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고 측은 이 기사를 현재 권 CVO 측이 주장하는 배우자의 창업·경영 기여 부정과 배치되는 자료라는 취지로 제시했다.
다만 과거 인터뷰에서 배우자의 역할을 언급한 사실과 실제 자본금 출자 규모, 회사 경영 참여 정도는 별개의 쟁점이다. 2009년 발언만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재산분할 소송의 법적 기여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 측은 권 CVO 측이 혼인관계 회복을 주장하면서 배우자의 창업 및 경영 기여는 부정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가온은 “가정의 유지를 바라는 가장이라고 하면서 배우자의 창업 출자 및 경영 기여는 전면 부정하고 있다”며 “창업을 함께한 배우자의 존재와 가정 및 회사에서의 기여를 부정하면서 혼인관계 회복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 홍보담당자가 소송 관련 내용을 언론에 설명한 것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원고 측은 지난 5월 스마일게이트 홍보책임자가 원고를 공동창업자로 볼 수 없고 출자나 경영 참여도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사자와 관계없는 회사 홍보실 등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가 반복될 경우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소심의 핵심은 배우자의 창업·경영 및 가사 기여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고 이를 재산분할에 어떻게 반영할지다. 권 CVO 측은 이혼 및 재산분할 판단에 불복했고, 배우자 측 역시 재산분할 규모에 불복해 항소했다.
1심 판결대로 확정될 경우 배우자는 스마일게이트 주식 35%와 현금 650억원을 받게 된다.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분할이 걸린 만큼 항소심에서는 설립 당시 지분의 성격과 자본금 출자 여부, 초기 경영 참여의 실질, 장기간 혼인생활에서의 재산 형성 기여도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은 “향후 상급심 절차가 객관적 증거와 법리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