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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은행, '암살자(들)'에 5명 전원찬성…정치리스크 심사는

요약
  • IBK기업은행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심사에서 심의위원 5명 전원찬성으로 투자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치적 리스크 등 내부 투자 기준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 국회 정무위원회는 기업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과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투입된 관련 자금 구조와 투자 심사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IBK기업은행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심사에서 주연배우 인지도와 개봉시기, 예상 스크린 점유율 등 흥행성과 사업성을 검토한 뒤 심의위원 5명 전원찬성으로 투자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문화콘텐츠 투자 과정에서 정치적 리스크를 살피는 취지의 항목도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이 이미 '내부 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투자했다'고 밝힌 만큼 이번 작품 심사에서 해당 기준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했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은 8일 열릴 국정감사에서 기업은행의 '암살자들' 투자 심사 과정과 관련 자금 구조를 따져 물을 예정이다. 의원실은 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투자 심사 절차와 자금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암살자들' 투자 문제를 국감에서 질책할 예정"이라며 "기업은행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들어간 관련 자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논란의 초점이 외부 압력이나 특혜 여부에 맞춰졌다면 이제는 기업은행이 스스로 밝힌 '내부 기준'이 실제 투자 의사결정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가 핵심 검증 대상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배우 인지도·스크린 점유율 따져박 의원실이 확보한 기업은행 실무협의회 의사록에는 '암살자들' 투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검토한 구체적인 요소가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실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주연배우 인지도와 개봉시기, 예상 스크린 점유율, 제작사의 기존 작품 흥행실적, 유사 장르 작품의 흥행성, 같은 시기 개봉 예정인 경쟁작 등을 검토했다. 해당 투자안은 심의위원 5명 전원찬성으로 통과했다.

기업은행이 앞서 공개적으로 밝힌 설명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은행은 3일 '암살자들' 투자 논란과 관련해 기존 절차와 동일하게 전담부서의 투자 심사를 거쳤으며 제작사의 제작 역량과 감독·출연진 경쟁력,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부 기준에 따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부 요청이나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투자가 이뤄졌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쟁점은 기업은행이 말한 '내부 기준'의 범위다.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투자 과정에는 작품의 정치적·사회적 리스크를 살피는 취지의 항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서 역시 '암살자들' 심사 과정에서 관련 부분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실도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투자 과정에서 이념적·사회적 논란 가능성을 점검하는 심사 장치가 있다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원실이 확보한 실무협의회 의사록에는 흥행성과 사업성 관련 검토 내용이 주로 담겼고 해당 체크리스트 원문까지 확보한 상태는 아니다.

확인해야 할 지점은 관련 항목이 실제 존재한다면 '암살자들'에 어떤 판단을 내렸느냐다. 정치적·사회적 논란 가능성을 검토하고도 투자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 별도의 예외 승인이나 추가 검토 절차가 있었는지도 검증 대상이다.

영화 자금 99억 추산…'정부 직접투자'와는 구분박 의원실은 투자 심사와 함께 영화 제작에 들어간 정책금융기관·모태펀드 관련 자금 구조도 들여다보고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암살자들'에 2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산업은행은 투자 방식이 다르다. 산업은행이 출자한 펀드가 영화에 투자한 금액은 4억원이다. 해당 펀드에서 산업은행의 출자 비중은 18.8%로 이를 단순 안분하면 산업은행 출자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7500만원이라는 게 의원실 설명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출자한 모태펀드 자조합 9곳의 영화 투자액은 78억원으로 의원실은 파악했다. 박 의원실은 기업은행 직접투자 20억원과 산업은행 출자지분 안분액 약 7500만원, 모태펀드 자조합 투자 78억원을 합쳐 98억75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알려진 총제작비 190억원과 비교하면 약 52%다.

다만 이 98억7500만원을 모두 '정부가 직접 투자한 돈'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업은행의 20억원 직접투자와 달리 산업은행 관련 금액은 펀드에 대한 출자지분을 안분한 수치다. 모태펀드 자조합 자금 역시 개별 펀드 운용사의 투자 의사결정을 거친 자금이다.

산업은행도 앞서 '암살자들' 투자 논란에 대해 자신이 투자 대상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출자한 펀드의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투자를 결정했으며 산업은행은 개별 투자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들어간 자금도 영화 직접투자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기업은행 관련 자금은 하이브미디어코프에 29억9000만원이 투자됐다. 산업은행이 출자한 펀드는 제작사에 총 140억원을 투자했고 산업은행 출자비중 29.8%를 적용하면 약 41억7000만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제작사에 대한 투자와 특정 영화의 제작비 투자는 성격이 다르다. 이를 단순 합산해 '암살자들'에 투입된 정부 자금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외압 없었다' 다음 쟁점은 내부 기준 어떻게 적용했나국감에서 기업은행을 향한 질문도 한 단계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이번 투자에 외압이나 특혜가 있었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은행도 외부 요청이나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한 투자가 아니었다고 공식 부인했다. 그렇다면 남는 문제는 투자 의사결정의 적정성이다.

기업은행이 문화콘텐츠 투자에 정치적·사회적 리스크를 검토하는 항목을 실제로 두고 있다면 해당 기준이 '암살자들'에 어떻게 적용됐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의원실이 확보한 실무협의회 자료에서는 흥행 가능성과 사업성에 관한 평가 요소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반면 정치·사회적 리스크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는 아직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영화가 상당 부분 제작된 이후 기업은행의 투자 검토가 이뤄졌다는 내부 전언도 있다. 이 경우 기업은행이 투자 결정 당시 시나리오나 편집본 등 작품 내용을 어디까지 확인했는지도 심사 적정성을 판단할 중요한 요소가 된다.

<블로터>는 기업은행에 문화콘텐츠 투자 심사 과정에서 정치적·사회적 논란 가능성을 검토하는 기준 또는 체크 항목이 존재하는지, '암살자들' 투자 때 해당 항목을 실제로 검토했는지 질의했다. 해당 항목의 성격과 투자 가능 판단 근거, 별도 예외 승인 여부, 투자 당시 작품 내용을 확인한 범위와 최종 승인구조도 함께 물었다. 기업은행은 현재까지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외압이 없었다는 해명만으로 투자 심사의 적정성까지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은행이 내부 기준에 맞췄다고 밝힌 만큼 정치적·사회적 리스크를 포함한 심사 기준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했고 심의위원 5명이 어떤 근거로 전원찬성 결론을 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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