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실효성 첫 시험대…후티측 확전 부담 높이고 이란에 압박 효과 기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무함마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 2026.10.05 ⓒ 로이터=뉴스1(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중동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불리는 '메카 방위동맹'(MDA)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창설 이후 첫 행동에 나섰다.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이 사우디 집단방위 명목으로 역내 전선에 가세하면서 중동 분쟁의 판도가 또 다른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사우디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은 지난 5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메카 방위동맹 긴급회의를 열고 사우디에 안보·영토 보전을 위한 병력 및 군사자산을 조속히 배치하기로 했다.
3개국은 파키스탄의 나우만 마흐무드 예비역 중장을 3년 임기의 MDA 초대 사무총장으로 임명해 합의 이행을 총괄하도록 했다. 지난 8월 '메카 공동방위협정' 체결 이후 두 달 만에 집단방위 공약 이행을 위한 실전에 돌입한 것이다.
구체적인 파병 규모와 역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후티 반군이 리야드, 이슬람 최대 성지 메카까지 사우디 공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는 메카 동맹의 실효성을 살펴볼 시험대로 여겨진다.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이 사우디에 보내는 병력은 후티 반군과 직접 교전하기보다는 사우디 본토 방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메카 동맹의 공동 방위 역량을 과시하되 전선 확대를 제한하며 긴장 완화를 꾀할 전망이다.
아랍지역 전문매체 눈포스트는 "메카 동맹이 정치적 억지력을 넘어 병력을 동원 배치하는 실질적 집단방위 체제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라며 확전 시 후티가 감당해야 할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이란에도 후티 및 역내 대리 세력에 자제를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예멘 후티반군 지지자들 자료사진. 2026.04.03 ⓒ AFP=뉴스1메카 동맹의 집단방위 공약은 사우디가 자국이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손잡고 예멘 수도 사나와 홍해 일대에서 후티가 장악한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예멘의 새벽' 작전을 선언한 시점과 맞물려 가동됐다.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사우디가 후티에 대한 반격을 강화하는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사우디가 MDA 발동을 통해 후티 격퇴 작전이 이슬람 세계의 포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강조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은 사실상 이슬람권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이자, 미국과 이란 사이 중재자 역할을 해 왔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면서 역내 이스라엘의 경쟁국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이 사우디 등 중동 우방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를 꺼리는 상황에서 메카 동맹의 사우디 파병 성과에 따라 이들이 중동 안보 구도를 주도하는 집단 방위 체제로 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눈포스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