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지하주차장 안으로 대피해 있다. 2026.08.20. ⓒ 로이터=뉴스1(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 국민 60% 이상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필요한 만큼 오래 견딜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에 러시아와의 협상에 열려 있다는 응답도 75%에 달했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는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든 필요한 만큼 감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지난 7월 말~8월 초 조사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KIIS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강화한 상황에서도 전쟁 장기화 대응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안톤 흐루셰츠키 KIIS 사무총장은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강화되고 서방 파트너들의 대응이 항상 충분히 단호하거나 구체적인 행동으로 뒷받침되지는 않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수용 가능한 평화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의 부담을 계속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2~21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우크라이나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 주민과 2022년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해외로 떠난 우크라이나 국민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KIIS는 이번 조사가 러시아가 요격이 어려운 제트추진형 드론을 대거 동원해 민간 기반시설 등을 겨냥한 집중 공습을 시작한 뒤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79%가 결국 자국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47%는 승리를 확신했고, 32%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러시아가 승리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7%였으며, 14%는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지난 7월 말 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확신한다는 응답이 60%였던 만큼, 승리에 대한 확신은 그사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을 위한 협상에 열려 있다는 응답률도 높게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지금 러시아와 협상하는 데 열려 있다"고 답했다. 협상에 열려 있지 않다는 응답은 21%, 판단을 유보한 응답은 4%였다.
이런 응답 분포는 2025년 2월 조사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에도 74%가 협상에 열려 있다고 답했다.
KIIS는 이 문항이 러시아와의 협상 자체에 대한 태도를 물은 것이지, 영토·정치적 양보 여부를 묻는 질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흐루셰츠키 사무총장은 이번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쟁을 계속 감내할 의지를 유지하면서도 수용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타협에는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