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사 수상 때 제외됐던 카강 교수
20세 어린 일본 과학자와 함께 수상
당시 프랑스 정부, 노벨재단에 항의도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앙리 카강 프랑스 파리쉬드대 명예교수와 소아이 겐소 도쿄이과대 교수의 사진이 7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기자회견장 화면에 떠 있다. 뉴시스올해 노벨화학상은 유기합성화학 분야에 기여한 앙리 B. 카강 프랑스 파리쉬드대 명예교수와 소아이 겐소 일본 도쿄이과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비대칭 유기합성에서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현상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해 두 교수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미노산 같은 일부 분자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에 비친 것 같은 두 형태로 존재한다. 그런데 생명체의 단백질은 거의 한 형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지만, 화학반응에선 두 형태가 반반씩 생성된다. 그 이유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는데, 카강 교수가 실마리를 풀었다. 1986년 분자의 작은 형태 차이가 화학반응을 거치며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비선형 효과'를 발견했고, 이를 응용해 거울상 중 한쪽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비대칭 합성에 성공한 것이다. 소아이 교수는 9년 뒤 생성물이 스스로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자기촉매 반응'을 이용하면 거울상 중 한 형태만 다량 만들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발표에 화학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형태의 분자를 선택적으로 만드는 연구는 이미 두 차례(2001년, 2021년) 화학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승환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약을 만들 때 방향성을 갖는 물질을 합성하는 게 핵심인 만큼 이번 수상 분야는 중요한 주제"라면서도 "어렵고 극소수만 하는 연구라는 점에서도 예상 밖의 수상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카강 교수에게 이번 수상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1930년 프랑스 출생인 그는 비대칭 합성 연구가 노벨화학상을 받은 2001년에도 이 분야 핵심 연구자로 평가됐지만 수상자 명단에서 빠졌다. 당시 프랑스 화학계에서 그가 제외된 걸 두고 거센 반발이 일었고, 프랑스 정부까지 연구부 장관이 나서 노벨재단에 공식 항의를 제기했다. 그로부터 25년 뒤 카강 교수는 95세에 결국 노벨상을 품게 됐다. 소아이 교수는 카강 교수보다 20세 어리다. 두 사람은 상금 1,200만 스웨덴크로나를 절반씩 나눠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화학상에 이어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