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운반 수수료만 20%…평소의 4배
美 “그런 돈 없다”…헤즈볼라 “자금 확보”
지난 6월 16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한 마을에서 헤즈볼라 대원과 지지자들이 헤즈볼라 깃발과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데일리안 = 정인균 기자] 미국이 이란의 자금줄을 강하게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란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2억 달러(약 2800억원)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헤즈볼라에 현금 2억 달러를 전달했다. 올해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레바논 주민들을 지원한다는 명목이다. 사실이라면 전쟁 이후 헤즈볼라가 지지층에 제공하는 첫 대규모 지원이다.
자금 전달 과정도 녹록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옮긴 중개업자들은 위험 부담을 이유로 전체 금액의 20%를 수수료로 챙겼다. 평소 수수료의 약 4배 수준이다. 미국의 제재 강화로 과거 자금 이동에 이용되던 이라크와 두바이의 금융업체들을 활용하기 어려워졌고 튀르키예에서도 압박이 커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헤즈볼라는 확보한 자금으로 약 5만 가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파괴되거나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마을 출신 주민을 우선 대상으로 가구당 3000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쟁 직후에도 피해 주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며 지지 기반을 다진 바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란의 자금 지원 자체를 부인했다. 미 국무부는 해당 자금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헤즈볼라가 이란에서 현금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도 이란이 자금과 이를 이동시킬 수단 모두 고갈되고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측은 자금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 정부 역시 자금 전달 여부에 대해 즉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