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가격 꾸준히 하락, 격차 1340원까지 커져
“이대로면 계속 논란” 가격 관행 비판 목소리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모습. [연합][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내산 계란 소비자 판매가격이 다시 한 판에 7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실시된 정부의 할인 지원에 힘입어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반등한 것이다. 반면 산지가격은 꾸준히 하락하면서 소비자가격과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8일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산 계란 XL(특란)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7168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 6882원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10월 들어 급격하게 올랐다. 계란 소비자가격은 지난 동절기 전국을 휩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올해 내내 전년 대비 높게 나타났다. 6월 말 한때 7700원대까지 치솟은 뒤 출렁임을 반복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그렸으나, 다가오는 동절기와 맞물려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산지가격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규격의 계란 산지가격은 올해 7월 6900원 가까이 올랐으나, 이후 하락해 10월 6000원 아래까지 내렸다. 7일 기준 계란 XL 한 판의 산지가격은 5828원으로, 전주 동요일 대비 4.4% 하락했다. 7월 500원대였던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의 격차는 1340원까지 벌어졌다.
계란 산지가격은 당분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관측 보고서를 통해 “10월 상순 계란 평균 산지가격은 XL 10개당 전순 대비 60~80원 하락할 전망”이라고 했다.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증가에 따라, 일평균 계란 생산량이 5031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전년 대비 약 0.6% 늘어난 수치다.
가격 격차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불투명한 가격 설정이 꼽힌다. 다른 농축산물과 달리 시장의 기준가격을 형성하는 도매시장이 없어 관행적인 가격 설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지에서 출하된 계란이 선별·포장, 물류 등 통상 4~5단계 유통 과정을 거치는데, 그사이 발생하는 비용도 깜깜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매 유통의 경우 신선식품의 가격을 주간 단위로 바꾸는 편”이라며 “산지 계란 가격의 변동이 곧바로 개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고 시차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계란 유통 구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참고인으로 출석한 권익섭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이사는 “업자들이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가격을 입력하는 단계에서, 이달 말 정산을 하면 가격이 어떻게 변경될지 모르다보니 관행적으로 산란계협회가 발표한 생산자 자료를 인용해 ‘아마 이 정도쯤에 거래될 것 같다’고 넣는다”며 “자료가 수집돼 발표되면 후행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얼마에 거래하는지 써내라고 하면 후행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찾아가는 방법을 택하지 않으면 계란값을 놓고 시시비비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대안으로는 계란 선별·포장 집하장(GP) 단계에서의 가격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감을 앞두고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계란의 생산 단계에만 집중돼 있다”며 “유통 단계에서 공정한 가격 형성이 미흡하고, 불공정한 거래 행위가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논의의 중심이 계란 유통의 효율성과 제도 합리화로 바뀌는 추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