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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8억 체납' 선박왕이 백기 든 결정타는… '이것' 압류 카드였다

요약
  • 국세청의 해외 선박 압류 추진이 15년간 3,938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권혁 시도그룹 회장의 완납 결심을 이끌어냈다.
  • 국세청은 파나마 등 해외 과세 당국과 공조해 선박 압류를 검토했으며, 권 회장은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해 체납액을 정리하기로 했다.
임광현 국세청장, '권혁 완납 결심' 뒷얘기 공개
"파마나 등 해외 선박 압류 추진… 부담 느낀 듯"
權에 '한국 돌아와서 사업' 제안도… "답은 아직"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2012년 2월 15일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2012년 2월 15일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15년간 밀린 세금 3,938억 원을 완납하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과세 당국의 '해외 선박 압류 추진'이 결정타였다고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 밝혔다. 해외를 기반으로 사업을 해 온 권 회장에게 '한국에서 사업하라'는 제안을 건넨 사실도 공개했다.

임 청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권 회장 소유) 배들이 주로 편의치적국인 파나마와 라이베리아에 많이 있는데, 이쪽 국세청장을 만나 선박 소유 현황을 파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압류하려고 했는데 (권 회장에게)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편의치적국은 선주가 세금을 아끼기 위해 실제 선박의 활동 국가가 아닌 제3국에 선박을 등록하면, 해당 나라가 자국 국기를 달게 해 주는 곳을 뜻한다. 파나마와 라이베리아뿐 아니라 영국, 홍콩, 일본 등의 국세청에도 조세정의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했다는 게 임 청장의 설명이다. 국내에는 권 회장 명의 재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00억 원을 현금으로 납부한 권 회장은 결국 나머지 미납액과 관련해 선박 5척을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이 해외 과세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선박 압류'까지 검토하자 권 회장이 백기를 든 셈이다. '배를 담보로 잡혔지만 세금을 안 내고 버틸 가능성은 없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임 청장은 "선박 5척의 평가액이 3,000억 원을 훨씬 상회하고 선순위 채권도 없는 깔끔한 담보 물건들"이라며 "그런 경우 통상 처분을 해서 충당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해외 선박을 압류로 잡는 건 워낙 처음 있는 사례라서, 감사원에 적극행정 신청을 하며 컨설팅을 요청해 놨다"고 부연했다.

체납액 3,938억 원에는 15년간 납부 지연에 따른 가산세도 포함돼 있다. 임 청장은 "국민들께서 15년 동안 (세금을) 안 냈으면 그것에 대한 이자, 연체료는 왜 안 받냐고 궁금해하시더라"라며 "이 금액에는 거의 절반이 가산세, 소위 연체료가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에게 '한국 내 사업'을 제안했다는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임 청장은 "이번에 세금을 다 내고 이 기회에 아예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여기서 사업을 하는 건 어떠냐' 제안도 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실 것"이라며 "그에 대한 답은 (권 회장이) 아직 안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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