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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유로화... 앞으로 얼마나 더 하락?

요약
  •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프랑스 정국 불안에 따른 재정 우려로 유로화 가치가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경우 유로화 가치가 달러당 1.1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너지 쇼크·프랑스 부채 우려 유로 대비 달러 환율 추이. 자료: tradingeconomics.com 유로 대비 달러 환율 추이. 자료: tradingeconomics.com
[파이낸셜뉴스] 유로화 가치가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프랑스 정국 불안에 따른 재정 우려라는 악재에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경우 유로화 가치가 달러당 1.1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올해초만해도 미국 달러와 달리 유로가 각광 받는 투자 대상으로 투자자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기대하면서 1월초에 환율이 유로당 1.20달러를 넘었으나 약 9개월 지난 현재 낙관론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유로화는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최근 달러당 1.116달러까지 떨어져 2025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화 하락의 첫번째 원인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이다. 지난 2월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유럽은 극심한 에너지 난에 직면했다. 유럽의 가스 가격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약 73유로로 1년 전보다 120% 급등했으며 국제 유가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육박하며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올랐다. 겨울철을 몇 주 앞둔 상황에서 지난 2일 현재 유럽의 가스 재고율은 71.5%로 전년 동기의 82.6%에 비해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폭등으로 이어져 유럽연합(EU) 통계 당국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 사용 21개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8%를 기록해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18.8% 급등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기대를 자극해 통화 가치를 끌어올려주지만 시장에서는 ECB의 향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 3.5회에서 2.5회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최근 "금리 인상이 이미 경기 둔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 상승으로 전이되는 징후는 없다"며 신중한 대응을 시사했다.

유로존의 9월 물가는 전년 동기비 3.8%로 시장 기대치 3.6%를 상회했으나 이것은 유로화 가치 반등에 도움이 안됐다.

두 번째 악재는 프랑스의 재정 악화로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1.4%p 이상 벌어져 2011~12년 유로존 부채 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제시한 430억유로(약 65조원) 규모의 지출 감축안을 담은 2027년 예산안은 의회의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에마뉘엘 물랭 프랑스은행 총재는 국채 이자 부담이 국가 재정을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 전략가는 이 같은 국채 시장 불안이 유로화에 두 가지 방식으로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우선 유로존 핵심국인 프랑스의 위험이 커지면서 유로화 자산 전체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붙이며 또 국채 시장 혼란이 가중될수록 ECB가 금리를 추가로 올리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오는 11월 29일 조기 총선을 발표하면서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향후 전망에 대해 주요 금융기관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ING와 단스케은행은 프랑스 국채 시장 불안과 에너지 위기가 지속될 경우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이 1.1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스케은행은 "유럽의 에너지 문제로 인해 ECB가 재정 안정과 물가 잡기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하락세가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BBVA의 아나 무네라 이사는 "최근 유로화의 과도한 하락으로 가격 매력도가 생겼다"며 숏포지션 청산에 따른 단기 반등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로화의 지속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프랑스 예산안 타결과 국채 시장 안정, 에너지 가격 하락 등 구조적인 여건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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