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미국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투자에 나선 신세계프라퍼티가 메리츠증권에서 1조원을 끌어온다. 사모사채 발행 방식으로,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조달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는 WBD 투자를 위해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약 1조원 규모의 사모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사모사채로 충당하지 못하는 투자금은 보유 현금으로 메울 방침이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 6일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미국 종속법인 ‘스타필드프라퍼티’를 통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WBD 합병 과정에서 발행되는 신주에 10억 달러(약 1조3596억원)를 간접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회장, 미국 투자사 레드버드 등과 함께하는 투자로 부채 포함 전체 거래 규모는 1100억 달러(약 149조원)로 전해졌다. 스타필드프라퍼티는 투자 법인 ‘RB 텐트폴 코인베스트’ 지분 100%를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노리고 투자를 결정했다. 파라마운트의 ‘미션임파서블’·‘탑건‘, 워너브러더스의 ‘해리포터’·‘왕좌의게임’ 등이 한 지붕 아래 묶인다. 복합쇼핑몰의 테마 공간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이 조달 창구로 메리츠증권을 고른 건 공모 시장에서 1조원을 모으기가 사실상 어려웠던 탓이다. 신세계프라퍼티 자체 신용도만으로는 조 단위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이마트 역시 회사채 시장에서 한 번에 1조원을 조달한 적은 없다.
메리츠증권의 의사결정 속도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메리츠증권은 금리 조건만 맞으면 투자심의위원회부터 결재까지 한 번에 처리되는 구조다. 메리츠증권뿐 아니라 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도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재무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월 마무리된 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인수 비용과 이번 투자금을 반영하면, 이마트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6월 말 133.7%에서 155.7%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자체의 자금 수요도 적지 않다. 화성 국제테마파크, 동서울터미널 재개발, 스타필드광주 등 대형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2023년 발행한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4000억원으로 늘려 차환하기도 했다.
나신평은 “콘텐츠 협력에 따른 실질적인 이익개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회사의 이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