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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기업 ‘상표권 사용료’ 7년만에 69% 뛴 2.2兆…“정상가 기준 세워야”

요약
  • 대기업 계열사들이 지급하는 상표권 사용료가 7년 만에 69% 급증해 2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그러나 기업별로 산정 방식이 제각각이고 적정 가격을 판단할 명확한 기준이 없어, 사익편취 악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집단 상표권 사용료 2018년 대비 69% 증가
기업별 산정식 제각각, 적정가격 판단 기준도 불명확

대기업 계열사들이 그룹 이름과 로고를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가 지난해 2조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업마다 사용료 산정 방식과 비율이 제각각인데, 어느 수준부터 과도한 사용료로 볼 것인지 사전에 판단할 공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기업에 대해 상표권 사용료에 대한 조사에 나선 가운데, 정상적인 거래와 부당한 거래를 구분할 명확한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입구. /뉴스1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입구. /뉴스1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는 2조2291억원으로, 공시제도가 도입된 2018년(1조3184억원)보다 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급회사는 450개에서 1025개, 수취회사는 60개에서 124개로 늘었다. 공시 대상 확대 영향을 고려해 동일한 35개 기업집단을 비교해도 사용료는 1조2969억원에서 1조9388억원으로 49.5%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집단별 수취액은 SK 3499억원, LG 3490억원, 한화 1992억원, CJ 1331억원 순이었다. SK와 한화는 전년보다 각각 12.6%, 10.9% 늘었다.

상표권 사용료는 통상 회계법인이 평가한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계열사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광고선전비·내부거래 매출액을 제외하기도 한다. 적용 요율은 0.072~0.5%로 제각각이지만, 기업이 사전에 참고할 만한 적정가격 판단 기준은 없다. 상표권은 일반 상품과 달리 비교 가능한 시장가격이 없어 정상적 사용료와 과도한 사용료를 구분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소위 ‘간판값’이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정 사용료를 판단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상표권 사용료를 과도하게 책정하면 사용료를 받는 특정 계열사에 이익을 몰아주는 부당지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계열사에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다면 사익편취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다만 사용료가 많거나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은 아니다. 실제 최근 10년간 공정위가 상표권 사용료 과다 수취를 이유로 제재한 사례는 없었다.

기업으로서는 적정한 사용료 수준을 사전에 가늠할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표권 사용료가 정상적인 브랜드 사용 대가인지, 계열사 간 부당한 이익 이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려면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 의원은 “기업이 준수해야 할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안내하고, 이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규제 행정의 기본”이라며 “적정한 사용료 수준과 거래의 위법 여부를 미리 판단할 수 있도록 공정위가 기준을 구체화해 행정처분의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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