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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투매에도 달러 강세…안전자산 아니라 AI 투자 열풍 덕분

요약
  • 미국 국채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AI 투자 열풍과 견조한 미국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안전자산 수요보다 금융자산 수익률에 의존하는 '달러 스머크' 현상으로 변하고 있어, AI 거품 붕괴 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달러지수 올해 4% 상승…외국인 美주식·펀드 9000억달러 순매수
"달러 스마일 한쪽으로 기울어…AI 거품 꺼지면 동반 하락 위험"
미국 달러 지폐 ⓒ 로이터=뉴스1 미국 달러 지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가격이 급락했지만 달러화는 오히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가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달러 가치를 떠받치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분석했다.

다만 미국 금융자산의 투자 매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달러 강세는 과거보다 취약해졌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경고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올해 들어 약 4% 상승했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전쟁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주요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달러 약세를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달러 강세의 한 요인은 유로화 약세다. 프랑스의 재정 위기와 유럽 정치 불안으로 유로화가 하락하면서 달러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도 달러를 지지했다. 미국이 셰일 혁명을 통해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전환하면서 과거와 달리 유가 상승이 달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 동력은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다. 지난해 말 전문가들은 올해 분기별 성장률을 연율 1.6~1.9%로 예상했지만 실제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각각 2.5%, 2.2%를 기록했다. 견조한 소비와 AI 인프라 투자가 성장을 이끌었으며 일부 지표는 3분기 성장률이 3%를 웃돌 가능성도 시사한다.

경제 호조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 미국 자산의 투자 매력을 키운다. 올해 7월까지 최근 12개월간 외국인의 미국 회사채 순매수액은 약 4500억 달러로 물가 상승을 고려해도 약 20년 만에 최대였다.

미국 주식과 투자펀드 순매수액은 약 9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인 2021년보다 80% 많은 규모다.

문제는 달러 강세의 기반이 과거보다 좁아졌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달러는 미국 경제가 호황일 때뿐 아니라 글로벌 위기 때도 안전자산 수요에 힘입어 상승했다. 이른바 '달러 스마일(Dollar Smile)' 이론으로, 미국 경제가 강하거나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질 때 달러 가치가 오르는 구조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스마일이 한쪽 입꼬리만 올라간 '달러 스머크(Dollar Smirk)'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머크는 '썩은 미소'에 가까운 표현으로, 안전자산 수요보다 미국 주식과 채권의 높은 수익률을 좇는 투자 수요가 달러 강세를 주도하면서 과거의 대칭적인 미소가 비뚤어졌다는 의미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미국 금융자산의 상승세가 꺾이면 달러도 함께 하락할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특히 AI 투자 열풍이 거품으로 드러나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미국으로 몰려왔던 해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미국 금융자산을 사들였던 것만큼 빠르게 매도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달러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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