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임세준 기자[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과 옵션 만기, 자사주 매입 종료 등 수급 변수가 한꺼번에 겹친 만큼 8일 주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46분 현재 전장 대비 0.74% 내린 26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2.5% 증가한 107조4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5조7천533억원을 1.6% 상회한 수준이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영업이익 신기록 추이삼성전자 주가는 호실적에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호실적에도 수급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증권가도 이날 삼성전자 주가의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일인 8일 ETF 리밸런싱과 옵션 만기, 자사주 매입 종료 등이 맞물리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ETF 리밸런싱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기계적인 매도 물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10월 정기 변경 대상 반도체 관련 ETF에서 삼성전자가 종목당 상한선을 상회하는 상태”라며 “관련 ETF에서 삼성전자의 종목당 상한선 수정을 위해 약 2000억원 내외의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FnGuide 반도체TOP10’ 지수의 정기 변경이 진행된다. 자산운용사는 일반적으로 정기 변경일 직전 영업일에 리밸런싱 매매를 진행한다. 해당 지수 정기변경일은 오는 12일이나 9일이 한글날 공휴일인 만큼 실제 매매는 이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FnGuide 반도체TOP1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는 ‘TIGER 반도체TOP10’과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등이 있다. 전날 기준 두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각각 10조6321억원, 6924억원에 달한다.
‘TIGER 반도체TOP10’의 삼성전자 편입 비중은 26.45%로 종목당 상한선인 25%를 넘어섰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도 삼성전자를 34.93% 비중으로 담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편출입 종목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FnGuide 반도체TOP10’에서는 삼성전자 2400억원대 매도, SK하이닉스 2200억원대 매수가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점도 수급 변수로 꼽힌다. 이날 기준 코스피200 옵션의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지수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옵션 만기일에는 파생상품 포지션 청산과 헤지 과정에서 현물 매매가 동반돼 장중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으로 매수 주체로 떠올랐던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까지 공시한 자사주 매입 예정 금액 15조원을 모두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이어가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총 19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는 외국인 수급과 실적 개선세의 지속 여부가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의 컨센서스 상회 여부보다는 실적 발표 직후 주가 및 외국인 수급 변화, 내년 이익 추정치 변화를 더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