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한일 기자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연말 6개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현 CEO에 대한 경영 평가를 거쳐 연임 또는 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임추위는 원숙연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박동문·윤심 사외이사,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내이사) 등 3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소방수' 역할 부여…실적은 합격점지난해 1월 취임한 김 대표는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된다. 1994년 하나은행 입행 후 약 32년 동안 그룹사에 몸담고 있는 '하나맨'이다. 특히 하나캐피탈 대표 취임 이전 궤적을 보면 여신 부문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김 대표를 선임할 당시 "다양한 여신을 심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전성을 개선하면서 수익성 제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그룹의 기대에 실적으로 화답했다. 하나캐피탈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44억원으로 전년동기(150억원) 대비 596% 증가했다. 1분기와 2분기 각각 535억원, 509억원으로 견조한 이익 창출력을 이어갔다. 이 흐름대로라면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 2023년(2090억원) 이후 3년 만에 2000억원대 기록을 달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적 개선은 김 대표가 전개한 고강도 부실 정리의 결과다. 김 대표는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를 통한 질적 성장에 우선순위를 뒀다. 취임 초 하나캐피탈 자산 내 기업금융 부문의 위험 자산을 선별하고 걷어내는 데 주력했다. 부실 우려가 있는 자산을 선제적으로 매각하는 등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축소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였다.
김 대표가 주도한 체질 개선은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졌다. 하나캐피탈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615억원으로 전년동기(1504억원) 대비 59.1% 감소했다. 특히 하나캐피탈은 김 대표 임기 초반인 지난해 2분기에만 103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는데 올해 들어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유의 자산 감축과 사후 관리 강화 등이 충당금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우량 자산 중심의 사업 재편도 김 대표가 내세울 수 있는 포트폴리오다. 리스크가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 비중을 과감하게 축소하고 소매금융(리테일) 사업에 무게를 더했다. 특히 다이렉트 영업 채널을 확충하고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렌터카 사업을 강화한 것이 성장성에 힘을 더했다.
/그래픽=유한일 기자김 대표가 여신·리스크 전문가로서 계산된 전략으로 하나캐피탈의 실적을 성장시킨 점은 이사회 차원에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변수는 최근 들어 다시 들썩이고 있는 자산 건전성 지표다. 하나캐피탈의 2분기 말 NPL 비율은 2.01%로 전년동기(1.77%) 대비 0.24%p 상승했다. NPL 비율이 2%대로 진입한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NPL 비율 상승은 하나캐피탈의 자체적인 기초체력 약화 때문이라기보다 6월 벌어진 중앙그룹 채무불이행 사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의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약 550억원으로 추정된다. 잠재된 부실이 다시 늘어날 경우 대손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임기 동안 공들여온 리스크 관리 전략에 암초가 나타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하나캐피탈의 영업자산 중 리테일 부문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금융 부문 자산 부실화가 추가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하나캐피탈 역시 중앙그룹 익스포저 관련 대손충당금을 선제 적립하며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과제는 대손 비용 지출의 공백을 주력 사업으로 얼마나 상쇄하느냐에 달렸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김 대표의 온전한 경영 성과와 대외 변수 발생을 분리해 평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최근의 자산 건전성 악화는 김 대표가 가진 역량을 다시 한 번 시험할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장기간의 리스크 관리로 이뤄낸 실적 개선이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서도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캐피탈은 김 대표 지휘 아래 연말까지 추진할 사업 방향으로 안정적인 자산 순증과 수익성 제고를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오토금융·헬스케어 부문에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리고 개인금융 부문은 담보여신을 중심으로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며 "기업·투자금융 부문은 우량 여신 중심의 선별적 취급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