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환율 850원인데 살 때 865원·팔 때 835원
재환전 땐 실제 적용 환율·우대 조건 따져봐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데일리안 = 손지연 기자] 긴 연휴 해외여행에서 쓰고 남은 엔화를 다시 원화로 바꿀지를 두고 고민하는 여행객들이 적지 않다.당장 쓸 일이 없다면 원화로 바꾸는 게 깔끔해 보이지만 환율이 여행 전과 똑같더라도 처음 환전한 돈을 그대로 돌려받기는 어렵다.
환율이 한 푼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가정해도 10만엔을 현찰로 샀다가 다시 팔면 약 3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은행이 외화를 살 때와 팔 때 서로 다른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행 기간 엔화 가치까지 떨어졌다면 재환전 과정에서 돌려받는 돈은 더 줄어들 수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8일) 오후 7시대 하나은행 고시 기준 엔화 매매기준율은 100엔당 850.01원이었다.
매매기준율은 은행이 외화를 사고팔 때 기준으로 삼는 가격으로, 통상 '환율'이라고 부르는 수치다.
실제 현찰 환전에는 이를 기준으로 서로 다른 가격이 적용된다. 이날 엔화 현찰을 살 때는 100엔당 864.88원, 팔 때는 835.14원이었다.
1만엔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차이가 보다 분명하다.
별도의 환율 우대를 받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은행에서 1만엔을 사는 데 8만6488원이 든다.
이를 한 푼도 쓰지 않고 같은 시점에 다시 원화로 바꾸면 받을 수 있는 돈은 8만3514원이다.
환율 자체는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2974원이 줄어든다. 5만엔이면 1만4870원, 10만엔이면 2만9740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은행이 외화를 사고파는 가격에 차이를 두기 때문이다.
은행은 매매기준율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외화를 팔 때는 더 높은 환율을, 고객에게서 외화를 살 때는 더 낮은 환율을 적용한다.
이처럼 은행이 고객에게 외화를 팔 때와 살 때 적용하는 환율의 차이를 '스프레드(매매율차)'라고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환은행은 매매기준율을 중심으로 일정한 마진을 두고 고객에게 적용하는 외화 매입·매도 환율을 정한다.
특히 현찰은 송금보다 사고파는 가격 차이가 크다. 은행 입장에서는 실물 외화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데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을 떠나기 전 현찰로 환전했다가 남은 돈을 귀국 후 다시 원화로 바꾸면 외화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실제 손익은 여행 기간 환율이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여행을 떠날 때보다 귀국 후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까지 더해진다.
반대로 여행 기간 엔화 가치가 충분히 올랐다면 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감안하고도 처음보다 많은 원화를 돌려받을 수 있다.
결국 재환전할 때는 엔화를 처음 얼마에 샀는지와 현재 은행이 엔화를 얼마에 사주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환율 우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환율 우대 90%'를 외화를 90% 싸게 살 수 있다는 의미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은행이 매매기준율에 더하거나 빼는 환전 마진 가운데 일정 비율을 깎아주는 방식이다.
환율 우대가 높을수록 고객이 부담하는 환전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출국 전 높은 환율 우대를 받아 외화를 샀다면 최초 환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여행 후 남은 현찰을 다시 은행에 파는 것은 별개의 거래다.
처음 엔화를 살 때 높은 우대율을 적용받았다고 해서 귀국 후 되팔 때까지 같은 조건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은행과 환전 채널 등에 따라 적용되는 우대 조건이 다른 만큼 재환전하기 전 실제 적용되는 환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남은 외화가 많지 않고 일본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당장 원화로 바꾸지 않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화 현찰은 살 때와 팔 때 적용되는 환율이 달라 환율이 움직이지 않아도 재환전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며 "남은 외화를 다시 환전할 때는 매매기준율뿐 아니라 실제 적용되는 현찰 환율과 우대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