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부터 1만m 상공까지 연결 지속…'연락 두절의 자유' 아쉬워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이용해 뉴스1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있다. /뉴스1 ⓒ 뉴스1 신현우 기자(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국제공항을 떠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221편 기내. 고도 1만m 상공에서 잠을 청하는 승객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켠 승객이 더 많았다. 유튜브·넷플릭스 영상이나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는 등 다양한 모습이었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여객기에 스타링크 기반의 무료 기내 와이파이가 도입되면서 생긴 변화다. 비행 시간이 '버리는 시간'이 아닌 '쓰는 시간'으로 바뀐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5일부터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 기반 기내 와이파이를 전 좌석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상은 통신장비 장착을 마친 에어버스 A350-900 11대와 A330-300 2대 등 13대다. 이 항공기들은 주로 미주·유럽·동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된다. 같은 노선이라도 장비를 단 항공기에 타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비행기에 탑승하자 서비스 이용 안내가 먼저 나왔다. 접속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꾸고 와이파이를 켠 뒤 기내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된다. 자동으로 뜨는 화면에서 음성·영상 통화 금지 등이 담긴 기내 에티켓에 동의하고 짧은 광고를 보면 끝이다. 회원가입이나 앱 설치, 결제는 필요 없다.
놀라운 점은 지상에서부터 인터넷이 연결됐다는 것이다. 문이 닫히고 활주로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연결은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탑승 순간부터 목적지 게이트에 도착할 때까지 쓸 수 있는 '게이트 투 게이트'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기체가 고도를 높이는 이륙 순간에도 인터넷은 끊기지 않았다.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이용해 뉴스1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있다. /뉴스1 ⓒ 뉴스1 신현우 기자순항 고도에 오른 뒤 본격적으로 써 봤다. 8000~1만m 상공을 나는 동안에도 연결은 원활했다. 먼저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예전 기내 와이파이를 떠올리며 첫 화면이 뜨는 데만 한참 걸릴 줄 알았지만 기우였다. 최신 기사를 검색해 열어 보는 데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상에서 쓸 때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유튜브 영상은 끊김 없이 재생됐다. 미리 받아 두지 않은 넷플릭스 콘텐츠도 스트리밍으로 바로 볼 수 있었다. 듣고 싶던 음악을 찾아 곧바로 듣는 것도 가능했다. 모바일 게임은 물론 PC 게임도 돌아갔다.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는 데도 막힘이 없었다. 원본 화질 사진 7장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장당 5초 남짓이었다. 영상 파일도 무리 없이 받아졌다.
연결 품질을 가늠해 보기 위해 메신저 음성 통화 연결만 짧게 확인해 봤다. 지상에 있는 상대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말 그대로 실시간이다. 다만 조용한 객실을 위해 기내 음성·영상 통화는 제한된다. 실시간 방송과 동의 없는 촬영도 금지되며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는 이어폰을 써야 한다. 와이파이를 쓰는 동안 보조배터리를 쓰거나 기기를 충전하는 것도 금지된다.
아시아나항공 기내 스타링크 와이파이 접속 화면. /뉴스1 ⓒ 뉴스1 신현우 기자아시아나항공은 스타링크의 최대 속도를 500Mbps로 안내한다. 기존 기내 와이파이와는 차이가 확연하다. 아시아나항공도 그동안 비행 중 유료 와이파이를 제공해 왔다. 요금은 1시간에 11.95 달러다. 하지만 돈을 내고도 메신저로 문자를 겨우 주고받는 수준이었다. 사진 한 장을 보내는 데 한참 걸리거나 결국 전송에 실패하기 일쑤였다. 영상 스트리밍은 엄두도 내기 어려웠다.
한 탑승객은 "저장할 콘텐츠를 고를 필요도, 보지도 않을 긴 영상을 억지로 받아 둘 필요도 없을 것 같다"며 "그때그때 보고 싶은 걸 실시간으로 즐기면 되고, 주식 등 금융 거래도 가능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편리하기만 한 건은 아니다. 그동안 비행기는 회사 메신저와 이메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었다. 몇 시간 답장이 늦어도 "비행 중이었다"는 한마디면 충분했지만 앞으로는 이 말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장 중 이동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새로운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