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탑승기 여부 불분명…수백편 결항
트럼프 “러 경유 수출 제재 한시 면제”
지난 8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공항 4곳이 일제히 폐쇄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귀국에 차질이 빚어졌다. 푸틴 대통령과 측근들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정부 전용기들이 모스크바 상공을 선회하거나 다른 도시로 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를 분석한 결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출발한 러시아 정부 전용기 3대가 모스크바로 향하던 중 비정상적인 항로를 보였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이날 오후 푸틴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의 카스피해 연안 도시 투르크멘바시에서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들 전용기 3대는 옛 소련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정상회의에 참여한 푸틴 대통령과 수행단을 태우고 돌아오던 것으로 추정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항공기는 모스크바 인근 영공에 진입한 뒤 평소와 다른 선회 비행을 했다.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으로 모스크바의 공항 4곳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뒤이어 출발한 세 번째 항공기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우회한 뒤 나중에 모스크바로 향했다.
다만 세 항공기 가운데 어느 기체에 푸틴 대통령이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8일 투르크멘바시에 도착했을 당시 영상에는 꼬리 날개 아래에 ‘96025’라는 기체 번호가 적힌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 항공기는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상 귀국길에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우회한 기체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귀국할 때도 같은 항공기를 이용했는지는 불분명하며 크렘린궁은 그가 모스크바에 돌아왔는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는 핵전쟁 상황에서도 공중에서 지휘·통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일류신(IL)-96-300PU 기종이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처럼 비행 중에도 국가 지휘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이른바 ‘하늘 위의 크렘린‘으로 불리는 전용기는 보안을 위해 외형이 동일한 항공기들과 함께 운항한다.
모스크바 공항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폐쇄되는 일은 최근 들어 반복되고 있다. 이날도 수도의 공항 4곳이 모두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면서 수백 편의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지연됐다. 이번 공격이 푸틴 대통령의 이동 일정을 겨냥해 계획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드론 공격이 대통령의 귀국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영공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워 민간 항공편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항공기가 몰도바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드론 때문에 발이 묶였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가 자신의 이동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수도의 항공 운항에 차질을 겪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귀국을 둘러싼 혼란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 수출을 둘러싼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논의”를 한 뒤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도 러시아산 경유가 세계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일시적인 제재 면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