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의미 축소 하지만 스페이스X·이통사 간 정면 충돌 가능성 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이 8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에게 국가과학훈장을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저대역 주파수를 거액에 사들이며 이동통신 사업으로의 확장 의지를 드러내 미국 이동통신업계를 바짝 긴장시켰다.
9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전날 그레인 매니지먼트로부터 전국 단위 저대역 주파수를 인수하기로 했다.
계약의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이스X가 80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이 저대역 800㎒ 주파수는 도달 거리가 길고 벽이나 구조물을 쉽게 지나갈 수 있어 건물 내부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적합하다. 스페이슽 X같은 위성 통신 사업자가 지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가치를 가진 주파수로 꼽힌다.
기존 모바일 기기가 대부분 이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새 휴대전화를 사지 않아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스페이스X는 신형 스타링크 모바일 위성인 ‘젠2’ 1만5000기를 발사하기로 했으며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이를 승인받았다고도 밝혔다. 이 위성은 2㎓의 중대역 주파수를 사용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동통신 사업에 관심을 드러내왔다.
지난해 위성 방송회사 에코스타로부터 무선 주파수를 170억 달러에 인수했고, 인터넷 서비스 스펙트럼을 보유한 미국 최대 가정용 인터넷 제공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과 소비자용 모바일 서비스 제공 파트너십에 관해 논의했다.
최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는 공개적으로 지상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도 위성 통신 사업을 하고 있지만 직접 위성과 휴대전화를 잇는 이동통신 사업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 이동통신업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모바일 서비스 계획을 경계하면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골드만삭스 주최 행사에서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위성과 휴대전화 간 직접 연결은 오지에 있는 2%의 인구를 위한 것이라며 “수십년 간 구축된 기존 인프라와 경쟁하기에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일축했다.
댄 슐먼 버라이즌 CEO도 콘퍼런스콜에서 “위성으로는 도심·교외 지역에서 이동통신이나 초고속 인터넷 분야에서 지상 네트워크와 효과적인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