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이전 등 추진하지만
실 거주 인구 늘어날 지 '불투명'
"상대적으로 상시 배후인구 부족에 신중"세종특별자치시가 맥도날드 첫 매장 오픈을 앞두고 들썩이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는 추가 출점에 신중한 모습이다. 내년부터 정부 부처의 추가 이전까지 예정됐지만, 올해 인구 감소가 본격화한 만큼 신규 매장을 여는데 망설이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다음 달 13일 세종 장군면에 세종시 내 첫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2012년 세종특별시가 공식 출범한 지 14년 만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전국 유일 맥도날드 없는 도시 탈출"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매장은 드라이브스루(DT) 형태로 2층에 연면적 514.97㎡(약 156평) 규모로 형성된다.
맥도날드 사막 세종시…숙원사업 풀었지만세종시의 맥도날드 유치는 숙원 사업이었다. 2012년 특별시 출범 이후 지역 중고교 학생들 사이에서 "맥도날드를 먹으려면 대전이나 청주로 원정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에 세종시와 시의회가 2022년 무렵부터 매장 유치를 위해 본사와 적극 소통했고, 맥도날드 측의 요구 조건에 맞춰 결국 첫 매장을 유치했다.
지역에서는 맥도날드의 세종 입성을 "단순한 매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에 대한 문제"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매장 오픈 여부를 결정할 때 주거 인구 증가 추세, 교통량, 접근성, 상권 규모 등을 고려하는 만큼 글로벌 브랜드가 매장을 출점한 것 자체로 생활 인프라가 강화됐다고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세종에 사실상 마지막으로 도착한 대형 브랜드로 손꼽힌다. 세종시는 한때 젊은 공무원과 신혼부부가 몰리며 주민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10여년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주목받는 상권이었다. 맥도날드를 제외하고 롯데리아, 맘스터치, 버거킹 등 버거 브랜드는 물론 치킨·커피 등 여러 외식 프랜차이즈가 이미 진출해 있다.
국가데이터처 프랜차이즈통계에 따르면 2023년 세종시에 기반을 둔 가맹점 수는 2351개다. 전국 가맹점 중 0.8% 수준으로 비중은 적지만, 최근 5년 내 증가율은 60%를 넘길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증가율은 전체 평균(40.2%)을 웃돌 뿐 아니라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인구 감소·상가 공실…상권 성장 전망 '글쎄'
문제는 세종시 상권을 바라보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업계는 현시점 세종시에 매장을 추가 출점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인구 감소와 상가 공실 등을 겪으며 상권으로서의 성장세가 멈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는 지난해 7월 도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인구 감소를 기록한 뒤 인구 40만명을 앞두고 최근까지 매달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종시의 올해 2분기 신도시 내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전국 1위 수준인 29.7%를 기록했다. 필요 이상으로 상가가 많이 공급된 상태에서 높은 분양가 등으로 인해 임대료도 내려가지 않고 있어 임차인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세종시 인구 유입 유인이 생겼지만, 기대감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정부는 최근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통해 내년 상반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세종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또 검찰청과 경찰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 신축 후 이전하고 2029년, 2033년 완공 예정인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도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랜차이즈 업계 입장에서는 세종시 출범이 15년 가까이 된 상태에서 매장 영업권을 보장할 수준으로 출점이 이미 끝났다고 보고 있다. 추가 출점을 위해서는 배후 인구 증가 등이 보장돼야 하는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해볼 때 정부 이전 시기나 범위, 상권에 미칠 실질적인 효과까지 지켜보고 신중히 매장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전이나 서울 등으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아 상시 배후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출점을 막는 요소로 작용한다.
버거·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출점 멈추고 상권 변화 예의주시
다수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추가 출점을 멈췄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종에 15개 매장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12개를 유지했으며, 버거킹은 2024년 5개 매장을 보유해 전년 대비 1개 매장이 감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표 외식 업계인 치킨 3사의 경우 bhc와 교촌치킨은 각각 세종에 지난해 18개, 8개로 각각 3년, 4년째 매장 수를 유지하고 있다. BBQ는 최근 3년 새 매장이 6개 늘어 16개(2024년 기준)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종 지역은 현재 신규 출점이 가능한 공백지가 없어 가맹점 수에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세종은 임대료가 높고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세대수 요건이 다시 한번 생길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상시 배후인구가 부족한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출점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도시에 빠르게 자리 잡는 편의점 업계도 세종 출점 속도를 늦추고 있다. GS25는 지난해 세종시에 115개 점포를 운영, 전년 대비 3개 줄였다. 2024년까지만 해도 증가세를 보였으나 감소로 전환한 모습이다. CU와 세븐일레븐은 2024년 기준 95개, 72개로 전년 대비 늘었으나 추가 출점 점포 수가 감소, 확장 속도가 줄어들었다.
커피 업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종 출점 경쟁이 일부 남아있었으나 올해 들어 급격히 분위기가 반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장 양수 희망자도 2~3년 전까지 꽤 많았으나 올해 크게 줄었고, 일부 점포는 권리금을 받지 않고 양도하겠다고 매물로 내놔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상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계획대로 정부 이전이 이뤄지더라도 이미 상당수 업체가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 이전과 같은 신규 수요가 바로 대규모 추가 출점으로 연결되긴 어렵다"며 "실제 유동 인구와 반복 구매 수요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