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능에 운전 난이도↓…소리·헤드룸 아쉬움
GMC 허머 EV ⓒ 뉴스1 박종홍 기자(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사장님, 이 차 이름이 뭐예요?"고속도로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잠시 쉬고 있을 땐 한 50대 남성이 창문을 두드리고 차 이름을 물었다. 운전 중 신호 대기할 땐 뒤따르던 버스 기사는 스마트폰을 꺼내 차량 사진을 찍었다.
차가 지나가면 길을 걷던 남자들 거의 모두가 한 번쯤은 쳐다보는 차. 최근 시승한 GMC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허머 EV'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GMC 허머 EV ⓒ 뉴스1 박종홍 기자경쾌한 가속, 부드러운 승차감…"보기와 다르네"허머 EV를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압도적인 크기다. 전장(길이) 5245㎜, 전폭 2195㎜, 전고(높이) 1990㎜로 일반적인 대형 SUV보다도 차체가 크다. 현대차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길이와 높이는 185㎜, 폭은 215㎜ 크다.여기에 각진 차체와 높은 보닛, 거대한 바퀴, 후면에 장착된 스페어타이어, 옆으로 열리는 스윙 타입 테일게이트(트렁크 도어)까지 더해져 정통 오프로더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어느 지형이든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
디스플레이나 송풍구를 포함, 내부 인테리어 역시 각과 직선을 최대한 활용한 모습이다. 센터 콘솔에 기어봉 타입으로 장착된 변속 레버는 땅에 박힌 말뚝 같은 느낌이다. 큼직한 콘솔 박스, 성인 한 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2열 가운데 자리는 내부에서도 차량 크기를 실감하게 한다.
GMC 허머 EV ⓒ 뉴스1 박종홍 기자주행 성능은 공차중량 3820㎏의 거대한 차체가 주는 인상과 달리 의외로 경쾌하다. 현대차 싼타페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무게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기차답게 무게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프로더 특유의 풍절음까지 더해지면 실제 속도보다 체감 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진다. 허머 EV에는 최고 출력 578마력, 최대토크 84.6kgf·m을 발휘하는 듀얼 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코너링도 생각보다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전자식 사륜 조향 시스템으로 앞바퀴뿐 아니라 뒷바퀴까지 조향돼 회전 반경이 크지 않다. 넓지 않은 도심 도로에서의 유턴도 큰 무리 없이 해낸다.
GMC 허머 EV ⓒ 뉴스1 박종홍 기자전고가 높고 무거운 만큼 코너를 빠르게 탈출할 때는 좌우 롤링(쏠림)이 다소 발생하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속도가 붙었을 때는 스티어링 휠을 꺾은 각도보다 차체가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 현상도 순간순간 느껴진다.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다.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과 리얼타임 댐핑 서스펜션이 적용돼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다. 전기차에서 종종 느껴지는 단단한 승차감도 비교적 적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높은 차체가 충격을 여유롭게 흡수하는 듯한 움직임은 인상적이었다.
개방감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천장이 탈착식 투명 스카이 패널 4개로 구성된 '인피니티 루프'로 구성된 때문이다. 패널이 투명해 창문뿐 아니라 천장을 통해서도 푸른 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일반적인 파노라마 선루프보다 개방감이 더 잘 느껴진다.
GMC 허머 EV. 투명 스카이 패널 4개 중 좌측 2개를 탈착한 모습 ⓒ 뉴스1 박종홍 기자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면 드라이빙 즐거움이 더 커진다. 패널을 떼어내면 오픈카처럼 머리 위가 탁 트이는 시원함도 느낄 수 있다. 패널은 319리터 용량의 프렁크에 보관이 가능하다. 다만 햇볕의 열기가 전달되는 점은 생각해 볼 지점이다.
차량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각종 첨단 기능은 운전을 쉽게 해준다. 제너럴 모터스(GM)의 핸즈프리 주행 보조 시스템 슈퍼 크루즈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선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고도 스스로 주행해 운전 피로도가 대폭 줄어든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센터 디스플레이에 차량 측면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점도 운전 난도를 낮춰준다. 차가 커 사이드미러만으로 보기 어려운 도로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GMC 허머 EV 실내 ⓒ 뉴스1 박종홍 기자'우주선 소리' 미스 매치…큰 차체에 좁은 헤드룸허머 EV는 장점과 특징뿐 아니라 단점 역시 뚜렷하다. 운전하다 보면 크기에 따른 각종 애로 사항 외에도 다른 불편 사항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우선 투명 패널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면 지붕 쪽에서 상당한 열기가 느껴진다.헤드룸도 다소 좁은 편인데 2m에 가까운 전고를 생각하면 아쉽다. 차박을 하기에도 다른 SUV에 비해 불리하다. 2열 시트를 접으면 누울 수 있는 공간은 충분히 확보되지만, 실내에 앉아 있기에 불편할 정도로 천장이 낮다.
가장 큰 단점은 소음과 소리다. 전기차인 만큼 차량 자체에서 나는 소리는 크않지만 오프로더 특성상 주행 중 특성상 주행 중 풍절음이 꽤 발생하고 바깥소리도 상당 부분 유입된다. 천장이 탈부착식 패널로 구성된 만큼 덜그럭거리는 소리도 종종 들린다.
GMC 허머 EV ⓒ 뉴스1 박종홍 기자전기차 특유의 우주선 소리도 주행 중 들려오는데 허머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고성능 전기차에 가상의 배기음을 적용하는 것처럼 거친 오프로더에 어울리는 가상의 엔진음을 적용해 보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를 쓰며 공인 복합 전비는 킬로와트시당 2.4㎞다. 전비가 낮지만 246.8kWh의 초대용량 배터리로 1회 충전에 512㎞ 주행이 가능하다.
345.3㎞ 구간을 시승하는 동안 실제 전비는 킬로와트시당 2.9㎞로 공인보다 높게 나왔다.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2억 4800만 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