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형간염·간경변증이 주요 원인…"예방접종·금연·절주로 위험 줄여야"
간암은 통증이나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간경변증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중요하다. 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간암은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간세포암이 전체의 약 75%를 차지해 가장 흔하며, 간내담관암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일반적으로 간암이라고 하면 간세포암을 가리킨다.
국내 암 발생 순위에서 간암은 2023년 기준 7위(전체의 5.1%)를 차지했다. 남성에서는 5위, 여성에서는 8위로 남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간암의 5년 생존율은 1990년대 11.8%에서 최근 40.4%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폐암·췌장암과 함께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시사저널 임준선간암의 주요 원인은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다. 만성 간염이 오래 지속되면서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도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 밖에 과도한 음주와 흡연, 비만 등도 간암의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간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복부 통증이나 팽만감, 배에서 만져지는 덩어리, 특별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김정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간 질환이 있거나 음주량이 많다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 B형간염이나 만성 C형간염,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은 간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이들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마다 간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AFP)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40세 이상 고위험군은 국가암검진을 통해 6개월마다 두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에서 간에 혹이 발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추가 영상검사로 간암 여부를 확인한다. 다만 크기가 1cm 미만인 결절은 영상검사만으로 간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일정 기간 추적관찰하며 변화를 확인한다.
간암의 치료법은 간 기능과 암의 크기·개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간 기능이 좋고 암이 작으면 수술로 암을 절제하거나 고주파 열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국소치료를 고려한다. 암이 초기 단계이지만 간 기능이 나빠 절제수술이 어렵다면 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간이식은 적합한 기증자를 확보해야 하며, 뇌사자 간이식의 경우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암이 간 안의 여러 부위에 발생했거나 진행된 경우에는 간동맥을 통해 항암제를 투여하고 암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이나 전신 항암치료 등을 고려한다.
간암은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중요하다. 특히 치료 후 첫 2년은 재발 위험이 높아 2~6개월 간격으로 영상검사와 종양표지자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한다.
간암을 예방하려면 B형간염 예방접종을 받고, 문신이나 침 시술 등을 받을 때는 멸균된 도구를 사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미 B형·C형 간염에 감염됐다면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거나 제거함으로써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금연과 절주도 중요하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는 간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와인 한두 잔은 건강에 좋다는 통념과 달리, 소량의 음주도 건강에 이롭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시중에 판매되는 간 건강기능식품 역시 간암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김정한 교수는 "간암은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든 간 기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평소 예방접종과 절주·금연으로 간 건강을 관리하고, 고위험군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검진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