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민이 결정"…러시아는 "역사적" 평가
경유 수출 합의 놓고 미·우크라 갈등도 격화
사진=AP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가 새 대통령을 맞을 때가 됐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경유 수출 합의를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판한 직후 나온 발언으로,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고 러시아 측은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여러 차례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는 새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수출에 합의한 것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판하자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X)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립과 자유, 존엄을 위한 전쟁의 시기에 나라를 이끌고 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은 결정권이 있다"며 외부의 발언이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확인해줄 뿐이라고 했다.
시비하 장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잇달아 회담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파트너들의 지지는 흔들림 없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상징적이고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반색했다. 그는 엑스에 "우크라이나에는 젤렌스키의 전쟁광 행태가 아니라 실제 평화에 초점을 맞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믿는 많은 사람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동참했다"고 적었다.
양측의 갈등은 미국과 러시아의 경유 수출 합의를 계기로 더욱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가 즉시 미국과 세계 시장에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이후 추가 공급에 나서 총 480만t을 공급하기로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10일 자국의 경유 수출 금지 조치를 부분적으로 해제하고 외국에 계약된 물량 공급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합의를 "끝내야 할 전쟁에 대한 투자"라며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경유 가격 안정을 이유로 러시아산 연료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미·러 간 추가 접촉 가능성도 제기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2주 안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측 인사들과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