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초광각·망원 분류해 제조
Z폴드8, 2개 렌즈로 광학줌 가능
아이폰 18 프로 컬러 라인업. [KT, 연합뉴스]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가 단말기 디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반 스마트폰은 물론, 폴더블폰까지 여러 개의 렌즈를 달면서 카메라 모듈이 사실상 하나의 디자인 요소가 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카메라 배열을 두고 ‘인덕션’, ‘식판’ 같은 별명까지 등장했다.1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메라가 여러 개인 가장 큰 이유는 하나의 렌즈로 서로 다른 화각을 모두 구현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넓은 풍경을 찍는 초광각과 일상적인 촬영을 담당하는 메인 카메라,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 찍는 망원은 각각 필요한 광학 구조가 다르다. 제조사들은 이를 여러 카메라로 나눠 각각의 역할을 맡기고 있다.
애플의 최신 플래그십인 아이폰18 프로는 후면에 48MP 퓨전 메인, 48MP 퓨전 울트라 와이드, 48MP 퓨전 망원 등 3개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메인 카메라는 24㎜와 48㎜, 초광각은 13㎜, 망원은 100㎜와 200㎜ 화각을 지원한다. 특히 메인 카메라에는 가변 조리개까지 적용해 촬영 환경에 따라 들어오는 빛과 피사계 심도를 조절할 수 있다.
지난달 18일 국내에 공식 출시된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18 프로·프로맥스. [연합뉴스]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은 조금 다르다. 후면 카메라는 5000만 화소 광각과 5000만 화소 초광각 등 2개다. 3배나 5배 전용 망원 카메라를 별도로 넣지 않고도 광학 줌 수준의 2배 줌과 디지털 줌을 지원한다. 최고급 폴더블폰인데도 카메라 숫자는 일반 플래그십보다 오히려 적은 셈이다.이같은 차이는 스마트폰의 내부 구조와 관련되어 있다. 카메라가 많아지면 렌즈와 이미지센서, 손떨림 보정 장치 등이 차지하는 공간이 커진다. 특히 망원 카메라는 긴 초점거리를 확보해야 하기에 얇은 기기 안에 넣기가 까다롭다. 일반 스마트폰보다 내부 공간이 제한적인 폴더블폰의 경우 카메라와 두께 사이의 균형이 더 중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Z 폴드8의 무게가 201g까지 줄어든 것도 이같은 설계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폴드8에서 부품 약 270개와 180여종의 부자재를 재검토하고 일부 부품을 0.001g 단위까지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폴더블폰의 얇고 가벼운 설계를 유지하면서도 카메라 성능은 높여야 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아이폰 역시 카메라가 커지면서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아이폰11 시절에는 후면의 사각형 카메라 배열이 주방의 인덕션과 닮았다는 이유로 ‘인덕션’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후 카메라 면적이 더 넓어진 제품에는 ‘식판’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카메라 성능이 좋아질수록 카메라 섬도 커지는 현상을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카메라 숫자가 많다고 무조건 사진이 좋은 건 아니다. 이미지센서의 크기와 렌즈 밝기, 손떨림 보정, 이미지 처리 기술 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폰18 프로는 메인 카메라에 가변 조리개를, 삼성전자는 여러 센서에서 확보한 정보를 애플리케이션(앱) 등 소프트웨어로 처리해 줌과 화질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경쟁이 렌즈 개수보다 제한된 내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 화질과 두께를 동시에 잡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18 프로가 다중 카메라를 통한 화각 확대에 무게를 뒀다면, Z 폴드8은 폴더블 특유의 얇고 가벼운 설계와 카메라 성능 사이의 균형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