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밀착형 실행 AI 구현…수익화 선순환
차경훈 KT 에이전틱 AI 플랫폼 팀장이 지난 10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의 AI’ 사업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인공지능(AI) 대반격을 노리는 KT가 ‘모두의 AI’ 사업 청사진을 경쟁사보다 먼저 공개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앱과 AI의 경계를 허무는 ‘이음 인사이드’와 AI 연산의 몸집을 줄이는 ‘토큰 팩토리’를 양대 축으로 내세워 차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KT는 지난 10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모두의 AI’ 사업 설명회에서 국산 AI 모델 중심의 생태계와 일상 친화 서비스라는 경쟁사들과의 공통분모 속에서 이음 인사이드와 토큰 팩토리라는 ‘원투펀치’를 핵심 카드로 꺼내 들었다. 국산 기술 간 원활한 연결과 운영 효율화라는 실속형 무기를 정면에 배치했다.
KT가 모두의 AI에 사활을 건 배경에는 AI 시장에서의 판도 뒤집기에 대한 강한 의지가 깔려 있다.
그동안 국내 AI 시장에서 KT의 입지는 다소 모호했다. SK텔레콤은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앞세웠고, LG유플러스는 그룹 차원의 ‘엑사원’ 생태계를 등에 업고 존재감을 키웠다. 반면 KT는 전임 대표 시절 글로벌 파트너십에 집중하며 자체 AI 구상이 약화됐고, 독자 모델 ‘믿음’이 설 자리도 좁아졌다. 박윤영 KT 대표가 모두의 AI를 시작으로 반격의 깃발을 든 이유다.
앱 경계 허물고 최적 AI 배치
핵심 무기 중 하나인 이음 인사이드는 사용자가 기존에 쓰던 검색·쇼핑·금융·부동산·교육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 안에서 채널의 경계 없이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연동 구조다.
KT는 현장에서 이음 인사이드가 만들어낼 일상 AI 경험의 실사례를 선보였다. 지인의 결혼식 일정이 있는 이용자가 이음 인사이드에서 하객룩 추천을 요청하자, 컨소시엄 참여사인 무신사의 추천 드레스가 화면에 표출됐다. 단순히 상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원피스 단벌 착장이나 블라우스와 스커트 조합 등 스타일에 따른 분위기 차이까지 설명하며 사용자 취향에 맞는 선택지를 제시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구성을 선택하자 별도로 무신사 앱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할인 적용과 함께 즉시 결제까지 완료됐다.
이 같은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 바탕에는 파트너사 앱들을 하나의 계정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단일 로그인 체계가 있다. KT는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단일 로그인 환경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보안 우려에 대해 차경훈 KT 에이전틱 AI 플랫폼 팀장은 “계정 권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며, 별도 내부 프로세스를 이중삼중으로 구축해 보안 거버넌스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5년 후 수익화 선순환 구축
또 다른 핵심 축인 토큰 팩토리는 KT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자체 AI 오케스트레이션 및 효율화 솔루션이다. 사용자의 질문이 입력되면 난이도와 특성을 실시간 분석해 업스테이지의 ‘솔라’·모티프·NC AI·솔트룩스 등 다양한 국산 AI 모델 중 가장 적합한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하고 연결한다. 질문에 따라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AI를 꺼내 써 불필요한 연산 리소스 낭비를 차단한다. 여기에 리벨리온의 AI 반도체(NPU) 클러스터를 인프라로 결합해 국산 AI 생태계의 완성도를 높인다.
토큰 팩토리는 향후 KT AI 사업의 수익화 모델로 진화할 전망이다. 차경훈 팀장은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5년 동안은 서비스가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안정적 공급에 집중할 것”이라며 “5년이 지난 후에는 토큰 팩토리를 더욱 압축·효율화하는 기술을 적용해 생태계 파트너들과 토큰 비용을 나누는 효율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음 인사이드 전략으로 확장을 거듭해 판을 키우고, 커진 파이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와 수익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윤영 KT 대표의 경영 철학은 이번 모두의 AI 사업 구상과 직결돼 있다. 박 대표는 지난 7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AX 플랫폼 컴퍼니’ 비전을 선언하며 “AI 시대의 새로운 경제 기본 단위는 비트가 아닌 토큰으로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사용량이 폭증하는 환경에서 기업들이 가장 결핍을 느끼는 ‘초정밀 과금’과 인프라 효율화는 과거부터 결합 상품과 다양한 요금제를 운영해 온 통신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문 영역”이라며 통신사 특유의 강점을 피력한 바 있다.
차경훈(왼쪽 첫 번째) KT 에이전틱 AI 플랫폼 팀장이 지난 10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의 AI’ 사업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KT]업계에서는 이번 모두의 AI 사업이 대규모 투자를 앞둔 KT에 실질적인 성장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본업인 통신과 AX(AI 전환) 사업을 두 축으로 삼아 총 18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는 대전환을 추진 중이다. 네트워크 품질 진단 및 6G·위성 등 미래 통신 핵심 기술 확보에 8조원,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 정립과 IT 혁신에 4조원 등 총 12조원을 인프라 및 통신 본질 강화에 집행한다. 여기에 1GW(기가와트) 용량의 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해저케이블 공급망 확충 등 AX 인프라 구축에는 6조원을 투자한다.
KT 관계자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AI를 넘어 실제 서비스를 실행하는 AI를 지향한다”며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예약, 신청, 정보 확인 등 이용자가 원하는 작업 수행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