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발사·비용 절감·수요 확보 과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5차 발사를 맞이한 누리호는 초소형군집위성 2~6호 5기와 국내 기업·대학·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의 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한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7 ⓒ 뉴스1(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네 차례 연속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의 우주 수송 역량도 한 단계 높아졌다. 하지만 세계 위성 발사 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업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발사 경험이 부족한 데다 연간 발사 횟수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고객 확보도 과제다.
11일 우주항공청 등에 따르면 누리호는 지난 7일 5차 발사에서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투입했다. 누리호의 누적 발사 성공률은 75%에서 80%로 높아졌다.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로켓이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는 것뿐 아니라 실린 위성을 원하는 조건에 맞게 정확히 내려놓는 능력까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우주 수송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스틱스 MRC는 글로벌 우주탐사·발사 서비스 시장이 2026년 117억 달러에서 2034년 3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우주산업 분석업체 브라이스테크는 미국 발사 서비스 업체들이 수주할 수 있는 위성 발사 수요를 2024~2028년 연평균 약 3100기로 추산했다. 저궤도 군집위성 확산이 발사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장 확대가 후발주자의 기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과 자체 위성망을 바탕으로 발사 횟수를 늘리고 비용을 낮추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국 우주재단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전 세계 발사 횟수는 149회였고, 그중 스페이스X가 81회를 차지했다. 전체 발사의 절반 이상을 한 기업이 수행한 것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한국은 발사 경험부터 격차가 크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7일 브리핑에서 한국의 역대 우주 발사 시도가 10차례 수준인 반면 올해 8월까지 미국은 2700차례 이상, 중국은 700차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상업 발사를 위해서는 반복 발사로 신뢰성을 축적해야 한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총괄은 "6~7번 성공해야 보험 가입이 가능하고, 그래야 실제 상업 발사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 빈도와 비용도 걸림돌이다. 누리호는 일회용 발사체인 데다 제작 과정 상당 부분이 '수작업'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뤄진다. 오 청장은 "지금 제작 프로세스로는 1년에 두 번도 쉽지 않다"며 "연간 세 번을 쏘려면 제작부터 시험, 검사까지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8년까지 누리호 발사를 주도하고 2029년부터 민간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번 5차 발사에서 제작·조립을 넘어 발사 운용까지 역할을 확대했다.
국내 위성 발사 수요만으로 민간 발사체 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공공팀장은 "국내 위성 발사 수요만으로 다수의 발사체 기업이 각각 독립적인 생산라인과 발사체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앵커 고객'이 되어 공공위성 발사 수요를 수년 단위로 묶어 구매하고, 일정 수준의 발사 기회를 보장하며, 발사장과 시험시설 같은 공용 인프라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