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사형 집행에서 살아남은 美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 2007.12.4 ⓒ 로이터=뉴스1(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사형 집행 과정에서 약물을 투여받고도 살아남은 미국 테네시주의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가 열흘 만에 퇴원해 교도소로 돌아갔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이크의 변호인단은 그가 내슈빌의 병원에서 퇴원해 주(州) 여성 주요 교정시설인 데브라 K. 존슨 교정재활센터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파이크는 지난 8일 기준 부축을 받아 걸을 수 있었으나 집중력과 기억력 장애는 계속되고 있다.
변호인단은 "그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보살핌을 베푼 초동 대응 요원과 의료진에게 감사하고 있다"며 "교도소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테네시주 교정국은 복귀 사실만 확인하고 상태나 치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치사량의 펜토바르비탈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생존했다. 펜토바르비탈은 미국에서 사형 집행에 쓰이는 약물이다.
약물 주사형 집행 시 약물을 투여받고도 살아남은 사형수는 파이크가 처음이다. 테네시주의 올해 사형 집행 실패 사례는 두 번째다.
파이크는 1995년 녹스빌에서 동급생 콜린 슬레머(19)를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인 1996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30년의 수감 기간 대부분을 독방에서 보냈고, 해당 교도소의 유일한 여성 사형수였다.
테네시주에서 여성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0여 년 전이 마지막이다.
피해자의 어머니 메이 마르티네스는 집행을 참관하려 플로리다에서 내슈빌까지 왔으나 집행이 무산된 데 대해 좌절감을 표했다. 그는 앞서 딸이 당한 참혹한 고문과 장기간 이어진 소송의 부담 모두에 분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은 전국적 주목을 받으며 사형제 논쟁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2025년 갤럽 여론조사에서 사형제 지지율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테네시주 등 지역의 보수 성향 지도자들은 사형제 유지를 옹호해 왔다.
연임 제한으로 임기 종료를 앞둔 공화당 소속 빌 리 주지사는 집행 실패에 대한 독립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올해 남은 기간의 사형 집행을 유예했다. 프랭크 스트라다 주 교정국장은 이달 중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변호인단은 리 주지사에게 사면을 요청하며 파이크가 남은 생을 교도소에서 보내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파이크는 교도소에서 양극성 장애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변호인단은 이것이 범행의 폭력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해 왔다.
11월 중간선거의 테네시주 주지사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샤 블랙번(공화·테네시) 상원의원은 파이크를 다시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너선 스크르메티 테네시주 법무장관실은 테네시주 대법원에 새 사형 집행일 지정을 청구할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