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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에 일본 여행 예약했는데”…‘이 병’ 환자 7배 폭증, 학교까지 폐쇄했다

요약
  • 일본에서 인플루엔자(독감)가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하며 전국 평균 환자 수가 주의보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한 상황인 만큼, 여행객들은 현지 유행 상황을 확인하고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연합] [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일본에서 인플루엔자(독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환자 수가 일주일 만에 1.6배 가까이 늘면서 전국 평균이 올 시즌 처음으로 ‘주의보’ 기준을 넘어섰다. 학교와 보육시설에서는 휴교와 학급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크게 늘어난 상황과도 맞물렸다. 올해 8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85만명으로 국가·지역별 방문객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항공 여객도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여행 비용 부담이 낮아진 점이 일본행 수요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독감 환자 4만2000명…전국 평균 ‘주의보’ 넘어

12일 일본 후생노동성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지정 의료기관에서 보고된 독감 환자는 4만2320명으로 집계됐다.

의료기관 한 곳당 평균 환자 수는 11.35명이다. 전주 7.17명에서 약 1.6배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6명과 비교하면 7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일본에서 의료기관당 독감 환자가 10명을 넘으면 통상 주의보 수준으로 본다.

지역별로는 오키나와가 의료기관당 37.07명으로 가장 많았다. 오키나와는 경보 기준인 30명도 넘어섰다. 사이타마는 19.66명, 지바는 18.72명으로 뒤를 이었다. 도쿄와 가나가와도 15명을 웃도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44곳에서 전주보다 환자가 증가했다.

올해 유행은 시작부터 빨랐다. 일본 보건당국은 지난 8월 28일 전국적인 독감 유행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두 번째로 이른 시기다. 일본에서 독감은 통상 12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 본격적으로 유행한다.

휴교·학급 폐쇄 937곳…어린이 중심 확산

학교와 보육시설의 집단감염도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독감 증상으로 휴교나 학년 폐쇄, 학급 폐쇄 등의 조치를 한 유치원·보육시설과 초·중·고교는 전국 93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9곳과 비교해 4배 이상 많다.

예년보다 빠른 확산에 일본 정부도 겨울철 대응을 앞당기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올겨울 독감 신속검사 키트를 약 4669만회분, 항바이러스제를 약 3995만명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공급 규모를 크게 늘렸다.

예방접종과 함께 손 씻기, 환기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도 강조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 착용도 권고된다.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와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은 폐렴을 비롯한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엔저에 일본행 급증…여행 앞뒀다면 유행 상황 확인

이번 독감 유행은 일본 여행 수요가 높은 시기와 겹쳤다.

올해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인의 일본 여행과 엔화 환전 수요가 함께 늘었다. 지난 7월 5대 은행의 원화→엔화 환전 규모는 315억엔으로 19개월 만에 최대 수준까지 증가했다.

올해 1~8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항공 여객은 213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늘었다. 8월 한 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만 약 85만명에 달했다.

독감이 유행한다고 일본 여행 자체를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출국을 앞두고 있다면 현지 유행 상황을 확인하고 기본적인 감염 예방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독감 백신은 접종 직후 바로 충분한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어서 겨울철 유행 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여행 중 발열과 심한 몸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일정을 무리하게 이어가기보다 휴식을 취하고 필요하면 현지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일본의 올해 독감 유행은 평년보다 수개월 일찍 시작된 데다 10월 초 이미 전국 평균이 주의보 수준을 넘어섰다. 겨울철 본격적인 유행을 앞두고 환자 증가세가 이어질지 일본 보건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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