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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시위 막으려 뉴델리 봉쇄-7000명 구금… “장기집권 시험대”

요약
  • 인도 정부가 집권당에 유리하게 유권자 명부를 개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Z세대 중심의 '바퀴벌레 민중당'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시위 진압을 위해 뉴델리 도심을 봉쇄하고 7,000명 이상을 구금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 이번 사태는 모디 정부의 장기 집권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권자 1.3억명 명부 삭제 후폭풍
“집권당 지지 않는 무슬림 등 제외”… Z세대 중심 ‘바퀴벌레당’ 시위 주도
2일 뭄바이서 시작된 시위 확산되자… 경찰 수천명 투입-지하철역 폐쇄도
야당 “재갈 물린 민주주의 돼” 비판
 시위대 강제 연행 11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경찰이 유권자 명부 개정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경찰 차량에 태워 연행하고 있다. 인도 당국은 10일과 11일 뉴델리에서 7000명 이상의 시위대를 구금했다. 올 7월 인 시위대 강제 연행 11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경찰이 유권자 명부 개정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경찰 차량에 태워 연행하고 있다. 인도 당국은 10일과 11일 뉴델리에서 7000명 이상의 시위대를 구금했다. 올 7월 인도 교육장관의 사퇴를 이끌어낸 Z세대 청년운동 ‘바퀴벌레 민중당(CJP)’이 대규모 시위를 진행하자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선 것이다. CJP 등은 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집권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도록 유권자 명부를 개정했다며 반발해 왔다. 뉴델리=AP 뉴시스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유권자 명부 대규모 삭제에 항의하는 시위가 10∼11일 이어졌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도심을 봉쇄하고 시위대 7000명 이상을 전날 구금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으나 시민들은 쇼핑 거리부터 대법원 인근, 시크교 예배당, 시장 등에서 기습 시위를 이어가며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1997∼2012년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바퀴벌레 민중당(CJP)’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인도 선관위가 집권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도록 유권자 명부에서 야당 지지자들을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2일 뭄바이에서 시작됐다. 인도 선관위는 지난해 여름부터 유권자 자격을 검증하는 작업을 벌이면서 일본 인구보다 많은 약 1억3000만 명을 명부에서 삭제했다. 선관위는 초안 검토 과정에서 걸러진 명단이며, 잘못 삭제된 유권자는 재등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집권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슬림 등 소수집단 위주로 삭제됐다고 반발했다.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은 2014년부터 12년간 집권 중인 모디 총리가 맞닥뜨린 “가장 심각한 시험대”라고 진단했다.

● 바퀴벌레 운동 지도부, 기내서 경찰에 체포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11일 뉴델리 도심에서 정부 지정 시위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로 행진하던 시위대 여러 명이 보안 병력에 끌려갔다.

당초 CJP는 10일 오전 뉴델리 잔타르 만타르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날 인도 경찰은 집회 신청이 늦게 제출됐다는 이유로 시위를 불허했다. 이후 당국은 수천 명의 경찰과 준군사 병력을 델리 전역에 투입해 시위대가 잔타르 만타르에 집결하지 못하도록 미리 차단했다. 또 뉴델리행 열차 운행을 취소하고, 시내 지하철역 45곳을 일제히 폐쇄했다. 집회 예정 지역에서 휴대전화 인터넷도 끊겼다.

그러나 시위대는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변호사들은 인도 헌법 사본을 들고 대법원과 인근 지방법원에서 항의 행진을 벌였다.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10일 뉴델리 전역에서 7000명 이상이 구금됐다가 밤늦게 풀려났다.

특히 CJP 창립자인 아비지트 딥케 등 지도부 세 명은 남부 벵갈루루에서 시위를 이끈 뒤 뉴델리에 도착한 직후 체포됐다. 이들은 24시간 뒤 “1년간 소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조건으로 석방됐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11일 석방 직후 X에 “바퀴벌레는 절대 죽지 않는다”라고 올리며 저항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딥케는 X에 “모디 총리는 인도의 수치다. 이 나라는 그보다 더 비겁하고 폭군 같은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CJP는 올 5월 수르야 칸트 대법원장이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에 빗대자, 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의 딥케 CJP 창립자가 소셜미디어에 “모든 바퀴벌레가 뭉친다면?”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출범했다. 온라인 풍자로 출발한 CJP는 의대 입학시험 문제 유출 항의 시위를 주도해 올 7월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장관의 사퇴를 이끌어냈다. 지난달 인도 일간지가 선관위원 2명이 유권자 명부 개정에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하자, CJP는 ‘시즌 2’를 선언하고 갸네시 쿠마르 선관위원장 사퇴와 선관위의 독립성·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 12년 장기 집권 모디, 정치적 위기 직면

이번 사태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부하는 인도에서 시위를 막기 위해 수도를 봉쇄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이번 사태를 1970년대 인디라 간디 당시 총리가 헌법을 정지하고 야당 지도자들을 투옥했던 사건과 비교했다.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말리카르준 카르게 총재는 “모디 정부가 ‘민주주의의 어머니’를 ‘재갈 물린 민주주의’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도 평화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집권당 BJP는 시위대를 ‘무정부주의 세력’으로 규정했다. 인도 외교부는 11일 유엔 인권사무소의 우려에 대해 “내정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고 반박했다. 내년 초부터 주요 주의회 선거가 잇따라 열리는 만큼 이번 사태가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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