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율은 46.38%로 집계됐다. 지난 6일에는 46.37%까지 내려갔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11일(46.35%) 이후 약 18년9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오르며 올해 초 52.4%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3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후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코스피가 7000선과 8000선을 잇달아 돌파했던 5월에도 48%대를 유지했지만, 7월 들어 47%선을 내준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도 올해 초 고점인 54.64% 대비 5%포인트 넘게 하락한 49.59%(지난 8일 기준)를 기록했다. 2024년 외국인 보유율이 56.41%까지 상승했던 점을 고려하면 유독 반도체 대형주 이탈이 두드러진다.
◆개인은 코스피 팔아 미장으로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7∼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590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7월과 8월 각각 5조3735억원, 3조235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9월 한 달 동안 14조1970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76억3224만달러(약 10조1468억원)에 달했다. 7월에만 46억6862만달러를 순매수했고, 8월 19억6234만달러, 9월에도 10억128만달러를 사들였다.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 강세도 미국 주식 투자 확대 요인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달러 자산 매입 부담이 줄었다. 이에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신흥시장 대비 선진시장 우세, 신흥시장 내 한국 대비 대만 우세 등이 겹치며 자산의 쏠림이 미국 인공지능(AI) 밸류체인으로 향하고 있다”며 “국내 개인 투자자도 원화 강세 시기를 타서 미국 시장 유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리서치센터장들 하반기 6000∼9300 전망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가 올해 후반부에 단계적인 우상향을 보일 것으로 점쳤다. 11일 세계일보가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키움·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5인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분기 코스피 범위 하단은 6000∼6400, 상단은 8000∼9300으로 집계됐다. 센터장들은 고금리·고유가 등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체력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5인 모두 반도체를 첫손에 꼽으며 방산·금융주 등 분산 투자를 조언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코스피 범위로 6300∼9300을 제시했다. 가장 높은 상단을 전망했다. 양 센터장은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했고, 유가·채권금리도 하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고점 돌파 시점이 내년 1분기로 늦춰질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400∼9000을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7500 이상에서는 기존 투자자들의 매물 부담이 상당하고, 8000을 넘어서는 구간에서는 금리와 이익 전망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며 “단숨에 신고점을 회복하기보다 실적 확인을 거치며 단계적으로 레벨을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000∼8400을 제시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약 190조원을 순매도했지만, 메모리 장기 공급계약 확대로 이익 변동성이 완화되고, 주주환원 정책이 이어지면 수급이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000∼8000으로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특정 지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코스피는 이익 창출력을 감안할 때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여전히 상당 폭 싼 구간에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 변수는 금리·유가와 기업 실적의 힘겨루기
센터장들은 4분기 증시 핵심 변수로 금리·유가와 기업 실적의 힘겨루기를 꼽았다. 이종형 센터장은 “금리가 얼마나 높은가보다 높은 금리를 이겨낼 만큼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가 높더라도 이익 전망이 계속 상향되면 시장이 이를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지환 센터장도 가장 중요한 변수로 국제유가를 지목했다. 최근 미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것에 대해선 “경계해야 할 것은 금리의 수준보다 속도”라며 “삼성전자와 TSMC, SK하이닉스,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로 이어지는 실적 시즌이 코스피 하단을 견고하게 하고 상단 돌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유망 투자 분야로는 5인 모두 반도체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박연주 센터장은 “AI 수요 대비 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메모리 사이클은 AI 혁신이 주도하는 만큼 과거와 달리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데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여전히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센터장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성장 업종, 고배당 업종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했다. 양지환 센터장은 AI 관련 업종·방산·조선과 안정적인 배당이 기대되는 은행·보험을 함께 담는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지정학적 갈등이 완화되면 무기 재고를 다시 쌓으려는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며 방산에 주목했다. 이종형 센터장도 증권·방산·조선·IT하드웨어 등 이익 모멘텀이 확산하는 업종과 금리 상승 방어주 성격의 금융업종을 추천했다.